대구경북통합특별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같은 날 전남광주통합특별법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고, 곧바로 본회의 표결을 앞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구경북 내에서는 지역 정가의 무책임한 행보가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측에 통합 지연 명분을 주는 등, 지난 7년 간의 노력을 무너트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법사위는 24일 전체 회의를 열고 전남광주통합특별법을 여당 주도로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이날 오후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법사위에서 함께 논의된 대구경북·대전충남 특별법은 처리가 보류됐다.
이날 대구경북통합특별법은 여야 모두가 법사위 통과를 꺼리면서 본회의 상정이 좌절됐다.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지자체 반발'을 보류 명분으로 밝히면서 지난 23일 대구시의회의 성명을 그 예로 들었다.
추 위원장은 "대구시의회가 (대구경북) 통합 추진을 말아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전남광주를 먼저 통합하고, 시간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지난 2024년 12월 대구경북 통합에 동의한 것은 중앙 권한의 실질적 이양 등의 담보를 전제한 것인데, 지금 추진되는 통합특별법 수정안은 취지와 방향이 현저히 달라졌다"며 "20조원 규모의 정부 재정 인센티브 방안마저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구체적 담보 없는 재정 약속으로는 통합의 실효성을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또한 입법 절차와 완성도 등을 문제삼으며 통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통합 과정에서 수차례 요구됐던 중앙 정부의 권한 이양과 재정 인센티브 등이 법안에 명확히 반영되지 않은 '졸속입법'이라는 지적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행정통합이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할 문제냐"며 "내용도 보면 전남광주만 유일하게 좋고, 충남대전과 대구경북을 차별했다. 민주당의 일당 독재"라고 따졌다.
양당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지역 내부에서는 지난 2019년 공론화 논의 이후 7년간 이어진 '통합 노력'이 정치권에 의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통합 찬성 의사를 밝힌 대구시의회가 법안 통과 직전 돌연 입장을 선회하면서, 법안 좌초 위기를 초래한 데 대한 비판이 거세다.
대구시공무원노조 역시 성명을 내고 "이제 와서 반발하느냐.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마구잡이 삭제될 것을 몰랐다면 무능, 알았다면 시민 기망"이라며 "무책임을 넘어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통합 시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대구 지역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성명 발표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구시의회는 성명에서 "통합의 대의에는 절대 공감한다"면서도 대구시의회 33석과 경북도의회 60석의 '구조적 비대칭'을 언급한 바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둔 국민의힘의 책임을 따지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민의 통합 열망을 무시한 채, 눈앞의 당리당략을 따라 통합을 반대하는 태도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민 의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할 TK 지역구 의원들은 '책임론'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 논의에 불을 지필 때는 앞다퉈 달려들었지만, 이후 법안 내용 확정과 통과 과정에서는 힘을 쓰는 지역구 의원이 없었지 않나"라며 "결국 법안이 좌초된다면 그 정치적 책임은 지역구 의원들이 나눠서 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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