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시비에 관련된 사람 모두 아무 일 없이 좋게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대구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장녀 박인숙(60) 씨는 선친의 작품에 대한 위작 시비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마음 고생을 꽤 했을 법도 한데 상당히 의외의 반응이다. 박씨의 창작 의도와 맞춰보면 이해할 만도 하다.
박씨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누가 보기에도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고향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 방식은 아버지의 작품을 많이 닮았다. 서민들의 일상을 따뜻하고 소박하게 그려낸 박수근 화백의 그림처럼 박씨의 작품 속엔 어느 시골길의 아낙, 소를 부리는 아이들, 염소가 등장한다. 석물 조각에서 연유한 독특한 마티에르와 단순한 외곽선으로 표현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렇지만 박씨는 "제 그림이 아버지 그림보다 '더 동화적'"이라며 분명히 차이가 있음을 역설했다. 박씨는 "시골을 가면 한적하고 소박한 것이 어머니의 품 속에 안긴 것 같다"고 했다. 그 감흥은 저절로 박씨의 작품 속으로 녹아들었다.
2년 전 연수 때 대구를 찾은 적이 있다는 박씨는 "그때 본 작품들이 아직도 생각난다"며 이번에 첫 대구 전시회를 열게 된 것을 기뻐했다. 문화단체가 몰려 있는 봉산문화거리에 대해서도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봉산문화거리가 더욱 번성했으면 좋겠다"며 당부를 잊지 않았다.
바쁜 일상생활로 작년에야 겨우 다시 붓을 잡은 박씨는 "내년 정년퇴임 후에는 더욱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씨는 11월4일부터 강원도 양구 '박수근 미술관'에서 동생·조카와 함께 작품전을 열 계획이다. 봉산미술제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20일까지 중앙갤러리(053-425-0808)에서 계속된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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