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코니 확장해 볼까

'발코니 확장할까 말까.'

정부의 아파트 발코니 확장 합법화 발표 이후 주택업체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발코니에 쏠리고 있다. 입주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 없이 집을 늘릴 수 있는 데다 주택업체는 발코니 확장이 8·31 대책으로 침체된 분양 시장을 되살릴 호기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분양 아파트나 시공사가 확장 시공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내년 하반기 입주 아파트의 경우 안전성이나 시공에 있어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아파트는 확장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발코니 확장 효과와 비용은?

발코니 확장을 거치면 25평형은 4~5평, 32평형은 7~8평, 48평형은 10~12평 정도 커지는 효과가 있다. 비용은 방 발코니를 확장하면 방 하나당 200만~300만 원, 거실 발코니는 300만~600만 원 정도. 하지만, 인테리어 자재나 난방, 창호 선택 등에 따라 비용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33평형의 거실 발코니 확장 비용을 단순히 계산하면 이중창이나 시스템 창호 설치비 200~250만 원, 벽 마감과 목공 및 난방 공사비 등을 합쳐 400여만 원이 들며 고급 자재를 사용할수록 비용은 올라간다. 따라서 33평형의 경우 거실과 방 2개를 모두 확장할 경우 최소 800만 원에서 1천여 만 원을 넘게 된다.

그러나 신규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1천만 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발코니 확장은 '저비용 고효율'의 결과를 가져온다. 주택업계에서는 30평형대 이하 아파트에서는 발코니가 공간 확장의 개념으로 40평형대 이상에서는 운동 공간과 실내 정원과 미니 홈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성산업 기술개발팀 이종경 차장은 "수도권의 경우 발코니 확장 수요가 40%에 이르지만 대구 지역은 방 확장이 많으며 거실 확장 수요는 크지 않았다"며 "확장이 합법화된 만큼 앞으로는 베란다 확장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방 발코니는 수도 배관이 있고 수납장 및 빨래 걸이 공간 등으로 활용도가 높아 확장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확장시 주의점

발코니 확장시 가장 중요시해야 할 부분은 난방 문제. 기존 난방 코일을 연결한 경우 누수 현상이 발생하면 열 효율 저하로 난방비가 올라가고 실내 온도가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우방 곽동철 팀장은 "기존 구조물을 뜯어내고 난방을 연결한다면 기본적으로 열 손실을 감안해야 하며 확장 규모가 커진다면 경우에 따라 보일러 용량을 늘려야 할 경우도 있다"며 "확장시에는 난방 배관뿐 아니라 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열재 시공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발코니 확장시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창문과 창틀의 미세한 틈을 없앤 시스템 창호를 사용하는 것. 시공 전후 소음뿐 아니라 열효율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다.

한편, 확장시 전기 난방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난방 비용이 많이 드는 부담은 있지만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어 전문가들은 노약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전기 난방 도입을 권장하는 편이다. 발코니 확장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점은 기존 구조와의 조화를 고려하는 것.

최근에 완공된 아파트나 빌라는 대다수가 거실 중앙에 아트월이 설치돼 있어 확장 후 거실 전체의 미관을 깨뜨릴 우려가 높다. 기능적으로 방, 거실을 늘리는데만 신경을 쓰기보다는 전문 업체에 의뢰해 거실 창틀 자리에 아치 등을 설치하는 등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또 입주가 끝난 아파트라면 확장 공사로 인한 이웃과의 분쟁을 막기 위해 사전에 관리사무실과 아래층 주민에게 공사 예정일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신규 아파트 구조가 바뀐다.

발코니가 넓을수록 방·거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발코니 면적을 늘리고 효과적으로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평면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발코니 면적을 늘리기 위해 아파트 전면을 3개로 나눈 3베이보다 4개로 하는 4베이의 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

건설사들은 발코니 확장 비용을 분양가에 포함시킨다는 원칙을 갖고 있지만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경우 마케팅 차원에서 무료 시공을 옵션으로 거는 업체들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동일의 김격호 이사는 "앞으로는 발코니 활용도가 계약률은 물론 향후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업체마다 다양한 발코니 전략을 쏟아낼 것"이라며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설계 평면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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