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황위가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남성·남계(男系)에 한정했던 황위 계승 자격을 여성·여계(女系)로 확대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일본 총리 자문기구인 '황실전범에 관한 전문가회의'는 25일 모임을 갖고 여성천황 및 여성천황의 자녀를 즉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달 중 발표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 보고서를 제출받아 내년 정기국회에서 황실전범을 개정할 계획이다. 전문가회의는 "현행 황실전범에서 안정적 황위계승이 가능할지 여부를 논의한 결과 향후 후계자 부족문제가 발생할 것이 확실했다"며 "헌법에서 정하는 황위 세습을 지키기 위해 여성·여계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小泉) 총리도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나 내년 정기국회에서 개정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일본에서 '황위 계승' 자격 확대 여부가 큰 관심으로 떠오른 것은 황실에서 40여 년간 남자가 태어나지 않아 이 상태가 지속되면 황실전범에 따라 126대인 나루히토(德仁) 황태자 이후 황위가 끊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회의가 구성돼 황위 계승 자격을 현실에 맞게 고치는 방안이 논의됐다. 논의 과정에서 현행대로 남자·남계에 국한하면서 패전 후 황실을 이탈한 옛 황족을 복귀시키는 방안, 양자(養子)를 인정하는 방안 등이 떠올랐으나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해 결국 배제됐다.
여성·여계가 인정되면 앞으로 천황직계의 남아가 태어나지 않는 한 나루히토 황태자의 딸인 아이코(4)가 127대 천황에 오르게 된다. 다만 남녀를 불문하고 출생순으로 계승순위가 결정되는 장자(長子) 우선으로 할지, 남매간의 경우 남자를 우선할지는 의견이 엇갈려 마지막 쟁점으로 남았다. 황위 계승 순위는 천황직계를 우선하는 것이 합의됐다. 황족 범위에 관해서도 여성황족이 결혼 후 황실에 남아 방계황족을 만드는 것이 인정된다. 현재 일본 황족은 천황을 포함해 23명이며 여성은 16명이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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