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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문제 집중 제기…빈손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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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미소·완곡화법 대응…'위안貨 추가 절상' 못 건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후 처음으로 베이징(北京)을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20일 정상회담을 갖고 광범위한 관심사를 논의했다.

19일 오후 도착해 21일 다음 방문국인 몽골로 떠나기까지 40시간 안팎을 머무는 짧은 일정을 감안할 때 이틀째 가진 1시간 남짓의 양국 정상회담은 부시 대통령의 방중 목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앞서 베이징 시내의 한 개신교 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것으로 종교와 인권보장, 정치적 자유 확대를 촉구하는 무언의 메시지를 중국 측에 보냈다. 중국이 이미 '종교를 이용한 내정간섭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이런 제스처가 어느 정도 압박으로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종의 기선 제압용으로 해석된다.

부시 대통령과 후 주석은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소개했다.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최대 관심사인 경제문제에 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후진타오 주석은 특유의 미소와 완곡한 화법으로 이를 적절히 피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무역 불균형과 그 원인으로 꼽히는 위안화 저평가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를 따졌지만 후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상호 '윈-윈' 하는 결과를 모색했다"고만 말했다. 결국 일부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위안화 환율 추가 절상'이라는 선물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미국 보잉사가 이날 40억 달러 규모의 여객기 70대 판매계약을 중국 측과 맺는 선물을 받았다. 중국은 미국 측이 요구한 경제갈등 해결에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은 채 대미 무역 흑자폭 감축과 지적재산권 보호에 좀더 신경을 쓰겠다는 정도의 약속으로 성의를 보였을 뿐이다.

후 주석은 기자들에게 "양국 간 무역 균형을 점진적으로 맞춰 나가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소개하고 "양국 무역의 빠른 발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마찰과 갈등은 대화를 통해 적절히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공세로 나온 미국보다는 오히려 집안에서 이를 맞은 중국 쪽이 실리를 챙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후 주석은 경제문제에 관한 부시 대통령의 예봉을 적절히 피하면서 미국 내에서 확대되는 '중국위협론'의 허구성을 지적했고 미국의 대만정책에 주의를 촉구하는 등 할 말을 다 한 셈이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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