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수록 약되는 한방상식(3)

■꿀 알고 먹자

꿀은 누구에게나 몸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꿀을 먹고 소화가 안 된다거나 설사가 나는 사람도 있고 가슴이나 얼굴에 열이 올라서 꿀을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체중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꿀을 제대로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

꿀 특유의 끈적거림에서 알 수 있듯이 꿀은 매우 윤택한 성질을 갖고 있어 바짝 마른 조직을 촉촉이 적셔주고 긴장된 조직을 느슨하게 이완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로부터 입안에 혓바늘이 돋거나 하얗게 패일 때, 목안이 부어 아플 때 꿀을 바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위장이 건조해져서 쓰리고 아플 때, 대장이 건조해서 변비에 잘 걸리는 사람이 꿀물을 자주 마시면 위의 통증이 진정되고 변 보기가 수월해진다.

꿀은 몸이 마르고 초조한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좋다. 불안하고 늘 무언가에 쫓기는 듯 바쁘게 사는 조급한 성격의 소유자는 마음으로 기운을 많이 쓰기 때문에 몸속이 더워져 몸의 조직이 점차 마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오히려 식욕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정량을 먹는 것이 좋다.

살찐 사람이나 술을 즐기는 사람, 과자를 많이 먹는 어린이들에게는 꿀이 이롭지 않을 수 있다. 이들의 내장은 평소 많은 활동으로 지쳐 있기 때문에 꿀과 같이 단 것을 즐겨 먹으면 내장이 더 게을러져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변비에 걸린 경우는 장이 마른 것보다는 장을 움직일 기운이 약한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꿀 대신 체식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질에 상관없이 과격한 육체활동을 한 뒤 꿀을 마시면 피로 회복이 빨라진다. 또 못, 낫, 가시 등에 찔린 자리에 독이 올라 퉁퉁 붓고 열이 날 때 꿀을 바르고 꿀물을 진하게 타서 마신 뒤 땀을 내며 푹 자면 독이 빨리 풀린다.

■냉온욕 가려서 하자

한증욕을 즐기다가 고혈압, 저혈압으로 쓰러진 사람의 이야기가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늘 해오던 냉온욕인데 냉탕에서 갑자기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거나 얼굴에 열이 올라 숨이 차서 고생했다는 사람도 있다. 냉온욕을 한 뒤 신경통이 악화되었다는 말도 많이 들린다.

일반적으로 냉온욕이 피부를 튼튼히 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증욕으로 땀을 내면 몸속 노폐물 배설이 촉진되어 몸이 가벼워지고 심지어 체중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냉온욕과 한증욕을 해서 안 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건강한 우리 몸은 차갑고 더운 것을 잘 견딜 수 있다. 문제는 체력이 약한 사람이다. 평소 만성적인 피로감에 시달리거나 유난히 추위를 잘 타고 몸이 냉한 것을 느끼는 사람, 신경이 예민하여 차멀미를 하거나 쉽게 현기증을 느끼는 사람, 피부가 약해서 가려움증이나 습진, 두드러기 등이 잘 나타나는 사람, 신경통이 있는 사람들은 냉욕과 한증욕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해가 된다. 온도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혈관과 신경 계통에 충격이 가서 심장에 부담이 생기거나 기운을 더 못쓰게 된다. 피부 노화가 촉진 되든지 근육통, 신경통이 악화될 수 있다.

장시간 한증탕에 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증으로 수분이 빠져 나가 일시적으로 체중이 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체중 감소는 피하 지방이 줄어야 한다. 땀을 배출한다고 해서 지방이 연소되는 것이 아니다. 무리하게 땀을 빼면 체력이 많이 소모돼 더위 먹는 것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고 기력이 떨어져 신진대사가 원할히 이루어지지 못해 오히려 살찌기 쉬운 체질로 바뀔 수 있다. 그러므로 남들이 한다거나 어떤 유명 인사가 건강 비결로 수십년동안 냉온욕을 하고 있다고 해서 따라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경달기자 도움말:대구시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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