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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가 유난히도 깊다

소리를 깨우는 것은 무엇일까

비 오는 산사의 찻집은 눈 내린 겨울밤 같다

고요를 흔드는 건 소리인데

소리 속에 갇힌 건 무엇일까

나무도 가만히 있었다

차를 나르는 여자도 가만히 있다

벽도 하늘도 빗물도 그대로이다

움직임을 정지시켜 놓은 것은 무엇일까

찻잔 들어올리던 팔이, 입이,

심장마저 사라지고 찻잔까지 사라진 탁자 위에

달마 닮은 그림 한 장

비 오는 날, 산사의 찻집

그냥 그림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들어간다

풍경소리 속에서 찻잔으로 비워질

사람들…

'비 오는 날, 찻집' 차회분

우리는 가끔 도시에서 탈출을 꿈꾼다. 도시 생활은 약간의 명예와 권력과 물질을 제공해 준다. 그래도 가슴 속은 언제나 허전하다. 이 허전함은 도시 생활에서 '나를 잃어가고 있다'는 자각에서 오는 것일 게다.

이럴 때 잃어버린 자존(自存), 혹은 자아(自我)를 찾아 도시를 벗어난다. 그리고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면 '풍경소리 속에서 찻잔으로 비워질/ 사람들' 중의 한 인간임을 깨닫는다. 참으로 바람 같이 허무한 존재인 '자아'를 만나게 된다. 이렇듯 세속적 자신을 비우고 '나'와 만나면 곧장 허무의식에 휩싸이지만 '나'를 찾고 돌아보는 의미 있는 순간임에 틀림없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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