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 우라늄 농축 시작

외교관들 "최소 1개 원심분리기 가동" …'금지선' 넘어선 듯

이란이 13일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원료 가스를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관리들이 밝혔다. 이는 원전 연료나 핵무기 제조용 물질을 제조하는 첫 번째 단계의 작업이다.

오스트리아 빈의 한 외교관은 "이란이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 (우라늄 연료) 가스를 주입했다"면서 이란이 아직 164개 원심분리기 모두를 가동하지 않았으나 "지난 2,3일 동안" 일부 원심분리기를 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이란이 아직 원심분리기들을 작동하기 위한 사전 준비 단계에 있으나 1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우라늄 농축은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심 과정이기 때문에 이란의 이번 조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 핵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설정한 '금지선(red line)'을 넘어선 것으로 여겨진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추출하는 원심분리기에 육불화우라늄(UF6) 가스를 주입한 것은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한 서방 측과 대치를 한층 증폭하는 결과를 낳을 전망이다.

앞서 골람-호세인 엘함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러시아 영토에서 하자는 제안과 관련한 이란-러시아 간 협상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밝혔다. 엘함 대변인은 특히 핵무기비확산조약(NPT) 가입국인 이란의 권리를 세계가 인정하지 않으면 NPT 탈퇴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함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당초 오는 16일 재개될 예정이던 이번 이란-러시아 회담 일정을 양국 간 합의 하에 다시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달초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키로 결정한 '새로운 상황' 때문에 협상을 연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 측 제안은 이란 영토내 우라늄 농축도 가능할 때만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이란) 정부는 우라늄 농축을 원하며 (러시아 측) 제안은 새로운 환경에 근거해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키슬랴크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 측은 이란 협상 대표단이 16일 협상을 위해 방문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16일 협상을 위한 우리의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키슬랴크 차관은 또 러시아는 이란과 우라늄 공동 농축을 위한 합작 벤처 설립논의를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측은 IAEA의 안보리 회부결정 이전까지는, 러시아 측 제안이 자국의 요구조건들을 충족시키지 않고 있지만 조건 충족을 위해 협상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었다.

이란은 오랜 우방인 러시아가 지지한 IAEA의 결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엘함 대변인은 또 세계가 IAEA 및 NPT 규정을 이란 측 권리에 반해 이용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 이란은 이들 기구와 조약에 대한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지난 11일 테헤란 발언을 반복했다.

그는 세계가 IAEA 및 NPT 가입국인 이란의 권리를 인정해야 하며 "우리가 (NPT) 조약의 긍정적인 견해를 박탈 당해 가면서 현재의 핵 정책을 계속 유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한편 이란은 오는 3월 6일로 예정된 IAEA 정기 이사회 이전에 '산업적 규모'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13일 발표했다.

빈·테헤란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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