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7 대입 전망과 대책-(8)종합

올해 언어·사탐·과탐 다소 어려워질 듯

2007학년도 대입 전략의 출발점은 7차 교육과정의 핵심적 내용, 지난해의 입시 결과와 특징을 분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짚어본 각 영역별 주요 사항들을 참고하면 2007학년도 수능시험의 출제 경향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재학생과 재수생은 입시 전략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어야 한다. 재학생은 1, 2학기 수시모집을 십분 활용해야 하고, 재수생은 내신 성적이 이미 정해져 있으므로 수능 성적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수험생들은 어떤 전략을 세우든 학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전략 수립 가이드

◇ 재학생

현대는 모든 것이 정보전의 양상을 띠고 있으므로 입시와 관련된 각종 정보의 입수와 분석, 그에 따른 적절한 대책의 강구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확실한 주관이나 자기 스타일 없이 유언비어처럼 나도는 정보를 뒤쫓다 보면 우왕좌왕하다가 한 해를 그냥 낭비해 버리기 쉽다. 재학생은 2학기가 되어야 성적 변화가 일어나므로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1학기에는 기초를 다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초반 모의고사 성적이 좋지 않다고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 수시, 정시 대책

2007학년도에는 처음으로 수시모집 인원이 정시모집 인원보다 많아졌다. 수시에 유리한 재학생의 경우 수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망 대학에 관한 전형 요강과 심층면접 경향을 먼저 면밀히 분석해 보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그렇다고 수시에만 모든 것을 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마다 수시에 매달리다가 수능시험을 망친 사례가 많다. 최종 목표는 정시모집이라고 생각하며 내신 성적 관리와 수능시험 대비에 철저해야 한다.

▲ 학생부 관리

학생부는 수시모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 요소다. 수시 1단계에서 많은 대학들이 학생부 성적만으로 모집 정원의 2~3배수를 선발한다. 1학기 수시는 모집인원이 적기 때문에 2학기 수시를 겨냥해 3학년 1학기까지 학생부 성적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다만 정시모집에서는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이 낮아서 영향력이 작은 편이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의 경우 수시모집에서 반영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여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재수생

▲ 학습 습관의 분석과 반성

많은 재수생들이 연초에는 의욕과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을 하지만 5월 말쯤 되면 슬럼프에 빠진다. 공부를 해도 생각만큼 성적이 향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재수생은 먼저 각 과목에서 자신의 단원별 취약점을 점검하고, 취약한 부분을 기초부터 철저하게 다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번 틀린 부분은 반복해서 틀리는 경향이 있으며, 처음 공부할 때 싫었던 단원은 계속 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이나 단원만을 되풀이하기가 쉽다. 게다가 한 번 공부한 과정을 다시 되풀이하기 때문에 기본 개념이나 원리는 건성으로 넘어가고 문제 풀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학습 방법으로는 기대하는 성적 향상을 이루기가 어렵다.

▲ 수시모집

많은 대학에서 재수생의 수시모집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재수생은 연초부터 정시모집으로 대학에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최근에는 재수생에게도 수시모집 지원 기회를 부여하는 대학이 상당수 있다. 지원 자격 등을 미리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수시에 지원할 형편이 못 되는 재수생들은 우수한 재학생들이 수시모집으로 빠져나가면 마지막 정시모집에서 재수생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불안해하지 말아야 한다. 2006학년도에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에 재수생 합격자가 증가한 것이 이러한 점을 반영하고 있다.

◇ 학부모

가정은 수험생이 심신의 피로를 풀고 심리적 안정을 얻게 되는 휴식처일 뿐만 아니라 샘솟는 활력을 얻게 되는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많은 가정에서 관심이 지나쳐 오히려 수험생을 부담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친 간섭은 수험생을 소심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소심한 학생은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하거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모의고사 때는 내내 좋은 성적을 얻다가 실제 수능을 망치는 원인의 상당 부분이 지나친 부담과 소심함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학부모가 믿고 모든 것을 맡긴다는 자세를 보여줄 때, 수험생은 더욱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스스로 알아서 생활을 관리하게 된다. 학부모로서는 매달 치르는 모의고사 성적에 초연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의고사는 전국 수험생 가운데서 현재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알아보고 자신의 취약 부분을 파악하는 학습의 한 과정이지 수능 성적을 예측하는 지표가 아니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 2007학년도 입시 변수와 전망

▶ 수능시험 난이도=2006학년도 수능시험은 전체적으로 전년도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그 결과 정시모집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 올해 수능시험에서는 작년에 쉽게 출제돼 문제가 있었던 일부 영역의 난이도가 조절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는 언어영역이 특히 쉬웠고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가 심했다. 사회탐구의 경우 한국지리와 세계사의 원점수 만점의 표준점수가 각각 77점과 63점으로 무려 14점 차이를 보였다. 과학탐구의 물리1은 너무 쉽게 출제돼 1문제만 틀려도 바로 3등급이었다. 따라서 올해 수능시험에서 언어와 사회탐구의 한국 근·현대사, 세계사 및 과학탐구의 물리와 지구과학은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는 수리와 탐구 영역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컸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확대=2007학년도에는 의예과와 치의예과의 모집 정원이 대폭 줄어든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가톨릭대 등이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 모집인원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인하대, 조선대 등은 아예 모집을 하지 않는다. 올해는 의예과 전체 모집인원이 2천205명이었는데 내년에는 826명(37.4%) 줄어든 1천379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치의예과는 연세대가 정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조선대는 모집을 하지 않는다. 올해는 5개 대학의 치의예과에서 331명을 선발했는데, 내년에는 4개 대학에서 110명(33.2%) 줄어든 221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의예과와 치의예과의 경쟁률은 물론 생명과학이나 생물, 화학 관련 학과들의 합격선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 2008학년도 새 입시제도 도입=2007학년도 입시는 현행 제도로 치러지는 마지막 입시다. 따라서 올해 수험생들은 입시에 실패해도 재수를 선택하기에 부담이 크다. 때문에 수시와 정시를 통틀어 합격 위주의 극심한 하향 안전 지원이 예상된다. 또한 7월 이후 1학기를 마친 대학 재학생들이 반수를 많이 선택할 것으로 예상돼 정시에서는 치열한 경쟁과 눈치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작년 8월에 발표된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2학기 수시 논술고사부터 바로 적용돼 일부 대학은 논술고사의 출제 방향이 달라졌다. 수시 논술고사에서 영어 지문이 사라졌고 수리논술과 과학논술도 논술고사 기준에 맞추기 위해 더욱 더 논술형에 가깝도록 출제하고 있다. 정시 논술고사도 제시된 지문이 다양해지는 등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 교육부는 작년 2학기 수시모집에서 시행된 각 대학의 논술고사와 적성검사 문제를 심의하여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대학을 발표하였다. 그 결과 올해는 1학기 수시모집부터 일부 대학의 논술고사 출제 방향이 달라지고 적성검사는 비중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 수능 고득점 대책

최근 몇 년간 출제된 수능 문제와 7차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평가를 면밀하게 분석해 보면 수능 출제 경향과 방향을 알 수 있다. 또한 수능 고득점 학생들의 학습 성향과 습관을 분석해 보면 개인차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특징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분석을 기초로 2007학년도 수능 고득점을 위한 종합적인 대비책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교과서를 깊이 있게 정리하라=상당수의 수험생들이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를 하고 있고, 특히 어려운 문제를 많이 다루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기본적인 것을 무시하거나 잊어버리기 쉽다. 아무리 문제집을 많이 풀어도 교과서적인 원리와 개념을 심도 있게 이해하지 않으면 고득점을 할 수 없다. 문제를 풀다가 확실하게 이해되지 않을 때는 교과서를 펼쳐놓고 주변을 폭넓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교과서는 수능시험 준비를 위한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학교 수업에 충실하라=수업시간에는 대개 교과서적인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룬다. 이는 실제 수능문제를 푸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수험생들이 학교수업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대개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고 진도가 느리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수험생들은 학교수업이야말로 전과목에 대한 전체적인 감각을 유지하게 해주고 끊임없이 기본을 확인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문제가 쉬워질수록 학교수업은 더욱 중요하다.

▶ 실수는 실력 부족이다=해마다 많은 수험생들이 알고 있는 문제를 실수로 틀렸다고 억울해 한다. 수능처럼 비교적 쉬운 시험에서는 한 문항의 실수가 대학과 학과의 선택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험생은 실수도 개인 실력의 한 단면임을 인정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고 연습이 충분하면 실수를 하지 않는다. 수학에서 계산 실수가 잦은 학생 대부분이 실전 문제 풀이를 많이 하지 않았거나, 평소 계산을 끝까지 하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 지적 탄력성과 유연성=교과서와 참고서를 다 암기한다고 거기에 비례하여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과서적인 기본 원리를 실생활과 교과서 외적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적용 능력, 응용력이 있어야 한다. 교과 수업과 폭넓은 독서가 결합될 때 이런 능력은 배양된다. 정해진 범위 안에서 출제되는 내신 성적은 좋지만 수능 성적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수험생들을 살펴보면 경험의 폭과 독서력 면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수험생활은 누가 좀 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의해 승패가 좌우된다. 어느 누구도 궁극적으로 수험생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심어주지 못한다. 하루하루 계획한 만큼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서 가슴 속에 성취감을 쌓는 것이 안정감과 자신감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루 일과가 시작될 때와 마칠 때 '나는 나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 고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매사에 자신을 가지고 어떤 경우에든 낙관적으로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충분한 수면과 휴식=수험생을 가장 괴롭히는 악성 루머 중의 하나가 '4당5락'이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이다. 이는 공부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들이 즐겨 인용하는 말이다. 잠이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두뇌 활동에 지장이 없을 만큼 충분히 자야 한다. 고 3병의 주범은 만성피로와 불안감이고, 만성피로와 불안감은 대개의 경우 수면부족에서 온다. 몇 시간 자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이라도 얼마나 집중해서 생산적으로 공부하느냐가 중요하다. 고득점 학생은 많이 자고 잘 잔다. 활기찬 생활과 폭발적인 집중력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에 있다.

▶ 전문가와 상담=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을 때는 담임 선생님이나 전문가를 찾아가서 자신의 생활 및 학습 습관을 면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이 점을 별로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 실천하면 훨씬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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