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일본 도쿄는 동경도청사, 서울은 63빌딩, 대구는?"
서울, 부산, 인천 등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100층 이상 초고층 업무용 빌딩 건설에 앞다퉈 뛰어드는 반면 대구는 20층 이상 빌딩 신축마저 요원한 실정이어서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28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지역의 20층 이상 업무용 빌딩은 10개에 불과하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20층 이상 빌딩이 들어선 이후 4년가량 새 빌딩 건축은 전혀 없었다. 가장 높은 빌딩은 대구시 중구 덕산동 삼성생명보험 빌딩(지하 7층·지상 25층)으로 96년 이후 10년째 최고층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주상복합아파트를 제외하고 20층 이상 업무용 빌딩을 짓겠다는 얘기가 나온 게 전혀 없다"며 "'대구 최고층 빌딩=25층'이란 등식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라 말했다.
20층 이상 고층빌딩 10개 중 4개가 보험사 건물이란 점도 대구의 특징. 한 전문가는 "대구에서 장사가 되는 업종은 보험, 학원, 술집과 러브호텔뿐이란 세간의 얘기를 방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에 고층빌딩 신축이 전혀 없는 것은 지역의 경제상황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은 대기업이 건축 주체가 돼야 하는데 대구에는 그럴 만한 기업이 없는 실정"이라며 "초고층 빌딩을 감당할 수 있는 경제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지금 있는 빌딩들도 임대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새 빌딩 건축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대구와 달리 서울은 최근 112층짜리 잠실 제2롯데월드가 최근 사전 건축심의를 통과한 것을 비롯해 100층이 넘는 3개 빌딩의 신축이 추진되고 있다. 또 부산은 부산 제2롯데월드(107층), 부산센텀시티(110층)를, 인천은 인천타워(151층) 건설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파급 효과가 미약한 주상복합아파트와 달리 업무용 초고층 빌딩은 관광자원과 경제적 효과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며 "대구에서 20층 이상 빌딩 신축마저 맥이 끊긴 것은 추락하고 있는 지역의 위상을 대변하는 셈"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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