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도간과 이해찬

도간(陶侃)은 중국 서진(西晉) 말기에 흉노족이 일으킨 반란, 영가의 난을 평정한 유명한 무장이다. 귀거래사(歸去來辭)로 유명한 도잠(陶潛), 도연명(陶淵明)의 증조부이기도 하다. 도간은 40여 년 동안 많은 공을 세우며 진나라 왕실에 충성을 다했을 뿐 아니라 일이나 생활에서도 엄격했다.

쪊흉노족에 의해 서진이 멸망하고 왕족인 사마(司馬)씨가 동진(東晉)을 세우자, 도간은 고토 수복을 위해 자신을 부단히 단련했다. 벽돌 100여 장을 관청 앞마당에 쌓아놓고 매일 아침과 저녁 한 차례씩 나르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이 도간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자 도간은 "홍수를 다스린 대우(중국 고대의 성왕인 우왕)는 성인이면서도 촌음을 아꼈다. 하물며 어리석은 인간인 내가 촌음을 아끼지 않으면 그 이름이 금방 잊히는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이것은 스스로 자신을 버리는 것과 어찌 다르겠느냐"고 답했다.

쪊도간은 물자도 대단히 아꼈다. 하루는 배를 만들고 남은 나뭇조각을 따로 모아두게 했다. 이듬해 눈이 내린 뒤 녹으면서 관청 앞마당이 질퍽해지자, 모아둔 나뭇조각들을 깔도록 했다. 이처럼 일과 생활에서 완벽을 추구한 도간이었지만 그는 고토 수복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쪊중국 고대에 도간이 있었다면 현대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있다. 그는 지난 1995년 겨울에 입었던 초록색 겨울용 점퍼를 올해 1월에도 입고 민정 시찰에 나섰다고 한다. 10년째 같은 점퍼를 입고 있는 셈이다. 반면 참여정부의 이해찬 총리는 어떤가. 이 총리는 골프로 인해 수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그가 또다시 철도 파업의 와중에 그것도 3'1절을 골프장에서 보내 비난을 받고 있다.

쪊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성인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실패다. 정부의 2인자인 총리가 골프로 인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구설수에 오른 것은 분명 문제다. 타성화한 습관이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금연 실패자들의 대다수가 그 범주에 속한다. 이 총리는 골프채를 꺾어버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럴 용기가 없다면 차라리 국회의원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

조영창 논설위원 cyc58@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