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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스스로 엄한 회초리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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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이 최고위 공직자의 비윤리적 처신으로 비화하고 있다. 그가 골프를 친 부산 기업인 중에 주가 조작 전과와 가격 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제분회사 회장이 끼어 있다는 것은 보통 놀라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 회장의 부인은 세상을 놀라게 했던 여대생 청부 살인 사건의 장본인이라니 놀란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아무리 골프를 좋아한다지만 이런 사람과 어울린 자체만으로 국민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 총리는 그런 사실을 몰랐단 말인가. 몰랐으면 자기 관리가 허술한 거고, 알고도 어울렸으면 이 총리의 대인 관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이 총리와 동행했던 이기우 교육부 차관은 이 총리가 문제의 부산 기업인들과 최소한 1년6개월 전부터 관계하며 여러 차례 골프를 치고 공관에 초청해 식사를 대접한 사이라고 뒤늦게 밝혔다. 그리고 당일 골프는 현지 초청이 아닌 총리실 요청이었다는 것이다. 당초 총리실 해명과 전혀 다른 내용이다.

그렇게 드러난 총리실의 거짓말은 세간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3'1절 골프 동반자인 한 건설회사는 이 정부 들어 관급 공사 수주액이 7배 늘어났다는 점, 제분회사 회장은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 이기우 차관이 이사장을 지낸 교직원공제조합이 제분회사 대주주라는 점이 드러나면서다. 단순한 친교 차원을 넘어서는 로비나 부적절한 유착 냄새가 풍긴다는 의혹이다.

이런 지경까지 왔으면 정부는 스스로 엄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청와대는 이 총리가 물러나면 국정의 틀이 흔들린다고 걱정하는 모양이다. 대한민국의 국정 시스템이 총리의 진퇴 하나에 왔다갔다할 정도라면 볼 장 다 본 셈이다. 참여정부가 이렇게 허약하단 말인가. 이 사태의 본질은 국가 기강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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