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이 오르면 뭐해요, 어차피 농사 지을 땅인 데요, 농사는 저에게 천직입니다".
경북의 혁신도시로 선정되면서 값이 오른 김천 농소면 일대 농지 1만 평을 소유한 차무원(46·농소면 용암1리)씨.
땅 한 평없이 머슴살이부터 시작해 지난 23년 동안 3만 평의 농지를 구입, 2만 평은 이전에 팔고 1만 평을 가지고 있다가 김천이 '혁신도시' 로또 당첨과 함께 대박을 터뜨린 차 씨의 억척스런 삶의 얘기가 화제다.
차 씨는 평당 5~7만 원하던 땅이 평균 20만 원 대로 껑충 뛰면서 무려 20억 원대의 '땅 부자'가 돼 버린 것이다.
서울에서 자동차 정비일을 하던 그는 농사를 짓던 할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장손으로 서울생활을 접고 1982년 귀향, 동네 한 과수원에서 머슴살이부터 시작했다. 쌀 한톨없어 밀가루로 끼니를 떼우며 홀어머니와 함께 눈물로 나날을 보냈던 그는 첫해 겨울을 보내고 다시 돌아갈까 고심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3년간 머슴살이 끝에 답 500여 평을 마련, 과수 및 논 농사를 시작한 그는 틈날때 마다 날품팔이 등 닥치는대로 일을 해 번 돈을 모조리 농지매입에 썼다. 이렇게 사들인 농지는 3년 전 3만 평에 달했으나 혼자 농사를 짓기에는 부치어 2만 평은 혁신도시 얘기가 돌기 이전에 처분했다.
"안먹고 안쓰고 품삯일을 하다가 농지를 사거나 외상으로도 살 수 있었죠. 2만평을 미리 팔아버려 아쉽긴 하지만 혼자서 짓기 힘든 농사를 이웃들이 나눠 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혁신도시가 들어오는 것만도 축복으로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어본 터여서 교회와 성당 등의 지인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생활비·생필품 등 지원과 집안수리 등 봉사활동에도 열성인 그는 남을 돕는 일이라면 용접 일이며 수도, 농기계, 자동차 등 못고치는 게 없을 정도다.
차 씨의 어머니 전막내(77)씨는 "어렵게 고생한 것들이 복이 돼 돌아오는 것 같다"며 시련을 잘 버텨 준 아들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아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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