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조한 美, "일본이 일단 한국에 져야 하는데"

야구 종주국 미국이 16일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릴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준결승 진출이 위기에 처하자 한국과 일본간 경기 결과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15일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한 한국팀의 활약상은 물론 전국민이 기뻐하는 한국의 표정 등을 속속들이 전하는 한편 일본의 멕시코 완파로 미국의 준결승 진출 희망이 더욱 가늘어지자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일본이 져야하는데..."= 워싱턴 포스트는 "만일 (한국에 패한 다음날인) 화요일 아침 미국 선수들이 흐리멍텅한 눈으로 나타났다면 이는 필경 아시아의 인필더들과 투수의 뛰어난 플레이를 연거푸 보는 환영에 시달렸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일본전을 논란끝에 겨우 4대3으로 이기고 한국에 7대3으로 패배한 점을 상기시켰다.

미국팀은 한·일전의 결과가 자신들의 준결승 진출에 큰 변수이니 만큼 한창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다.

16일 한국-일본전과 17일 미국-멕시코전만 남겨둔 가운데 만일 일본이 한국을 이기고 한국에 5점 이하의 점수를 허용할 경우 멕시코전의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미국은 탈락하게 된다.

미국팀 유격수 데렉 지터는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져야 하는데 6점 보다 적게 허용해야 한다"면서 "나는 항상 수학은 잘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반면 일본의 경우 한국전에서 5점 이하만 허용하고 이길 경우 준결승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희망대로 될지는 미지수이다.

◇ "한국민 모두 야구 얘기"= LA 타임스는 15일 "야구를 한번도 끝까지 본적이 없는 한국민들 조차 한국이 미국을 이긴 화요일에는 야구외에는 할 얘기가 거의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는 야구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반면, 연고지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있는 한국에서는 그 열기가 일본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라는 시각을 바탕에 둔 것이다.

이 신문은 한국이 승리한 후 네티즌들도 온통 흥분했음을 지적하면서 "한국민들은 미국팀에 대한 승리 요인이 이곳의 민족적 목적 의식이 훨씬 강하기 때문으로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축구 선수였다가 현재는 택시 기사인 한재명(40)씨는 "(이번 경기는) 미국민들에게 하나의 교훈을 안겨줬다"면서 "너무 오만해 적을 얕보면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구호 가득"= USA 투데이는 15일 불확실성과 의구심속에 열린 첫 WBC 대회가 TV 시청률도 높고 좌석이 거의 매진되는 등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경기가 열리는 곳마다 각국의 팬들이 운집, '유에스에이', '비바 멕시코', '대한민국' 등의 구호로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요란하게 드럼을 두드리고 나팔을 부는 등 마치 그 열기가 월드컵 축구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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