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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거라 개구리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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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효 연장 '물거품'

대구 성서 개구리소년 아버지들이 아들들의 15년 한을 달래는 재를 올리던 23일. 이날 아침 바람은 몹시 차가웠다.

1991년 3월 26일 밤, 사람의 탈을 뒤집어 쓴 '짐승'이 채 피어나지도 못한 아이들을 무참히 짓밟던 날. 그 날 밤 와룡산 산기슭도 이 날처럼 이른 봄의 찬 기운이 맴돌았었다.

그리고 15년. 개구리 소년들을 살해한 범인들을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공소시효 만료일(3월 25일)'을 이틀 앞둔 23일 대구 와룡산 중턱. 2002년 9월 26일 개구리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된 현장은 15년 동안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온 아버지들이 찾았다.

15년이 지나도록 범인들을 잡지 못한 '죄', 이틀 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 범인들을 잡아도 법의 심판을 내리지 못하는 '죄'. 아버지들은 촛불과 향을 피우고 과일, 떡, 삶은 돼지고기를 차린 뒤 자식들에게 용서를 빌고 또 빌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아버지들은 "우리들의 잘못만은 아니다."고 마지막 용서를 빌었다. 영규(당시 11세) 군 아버지 김현도 씨는 "초동수사에 실패하고 공소시효까지 붙들어 맨 '나라'가 너무 원망스럽다."고 절규했다.

"경찰 등 수사당국은 1991년 실종 당시 개구리 소년들을 가출 청소년쯤으로 단정해 경찰, 군부대 수색 인력을 제 때 투입하지 않아 유족들을 울렸습니다. 2002년 유골 발견 시점에서는 저체온사로 섣불리 판단해 유골을 훼손했죠. 이젠 공소시효를 앞세운 '법'에 우리는 세 번 웁니다."

범인들을 향한 유족들의 애끊는 호소도 이어졌다.

철원(당시 13세) 군 아버지 우종우 씨는 "아무 죄도 없는 5명의 소년을 무참히 살해하고도 두 발 뻗고 편히 지낼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며 "범인들은 더 늦기 전에 사실을 밝혀야 양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유골 현장에는 전국미아·실종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도 동참해 "개구리 소년 공소시효 연장과 관련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 나주봉 대표는 "경북대 법의학팀이 실종 당일을 사망 시점으로 규정했지만 개구리소년은 살해 당일 사체를 발견한 화성 연쇄살인과 달리 11년 6개월이나 지나 유골들이 발견됐다."며 "25일을 공소시효 만료 시점으로 계산하면 문제가 있다는 법적 자문을 받았고, 헌법 소원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상 어느 부모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아이들을 납치, 살해한 범인들을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강력범들에 대한 공소시효 연장에 온 국민이 동참해야 합니다."

유족들은 다시 한번 공소시효 연장을 간절히 바랐다. 그들은 아이들의 한을 풀어주지 않고는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없다고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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