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태권도협회(회장 김영곤)의 내홍이 1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대구시체육회(회장 조해녕 대구시장)가 태권도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오후 7시 뉴영남호텔에서 열린 대구시태권도협회 임시대의원총회가 회장 측과 반대 세력간의 대의원 자격 시비로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자 이를 지켜 본 태권도인들과 지역 체육 관계자들은 "양측의 세력 다툼으로 빚어진 협회의 파행 운영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대구시가 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 운영을 맡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체육회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관리단체가 되면 협회 모든 임원들의 자격은 상실되고 관리위원회가 구성돼 정상화될 때까지 협회의 살림을 맡게 된다.
한 태권도인은 "대구에 600여개의 도장이 있는데 협회 회원들인 관장들 절대 다수는 임원들의 세력 다툼에 거리를 두고 있다"며 "관원 수 감소로 도장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협회가 시끄러워지면서 태권도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총회에 학교 태권도부 지도자를 대표해 참석한 대의원은 "양측이 주금씩 양보해 협회를 정상화하길 기다렸지만 이런 상황이 2, 3년 더 갈지도 모르겠다"며 "체전 등 각종 대회에서 피해를 보는 지도자 입장에서 암담할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대구시체육회 한 가맹단체 관계자는 "1년 예산이 6억 원이 넘는 태권도인들만의 배부른 싸움"이라며 "양 세력의 다툼이 감정 싸움으로 번져 화합을 이끌어낼 수 없는 단계까지 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회장직에서 사퇴를 하면 개인적으로는 좋겠지만 협회를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일부 기득권 세력들에게 협회를 내줄 수는 없다"며 "시체육회에 관리단체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태권도협회의 이번 사태는 2004년 12월 김 회장이 선임된 후 시작됐다. 태권도계에서는 이례적인 경제인 출신회장으로 추대된 김 회장은 매년 협회 기금으로 3천만 원을 출연하는 등 큰 의욕을 보였으나 자신을 추대한 이사, 대부분의 대의원 등과 전무이사 선임을 놓고 처음부터 마찰을 빚었다. 이후 태권도협회는 수 차례 이사회를 열었으나 전무이사 선임 건을 놓고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 전 사무국장의 해고, 임원 징계 등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면서 파행 운영됐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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