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 축제가 막을 올린 16일 오전 달성군 비슬산 정상 부근. 드넓게 펼쳐진 참꽃 군락지에는 꽃망울조차 달지 않은 참꽃나무들만 바람에 출렁였다. 비슬산 기슭에만 드문드문 눈에 띄었던 참꽃이 정작 30만 평에 달하는 군락지에는 단 한송이도 없었던 것 .
때문에 비슬산 정상까지 숨 가쁘게 올라온 1만여 명의 상춘객들은 허탈하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대전에서 왔다는 김성현(43) 씨는 "참꽃은커녕 개나리도 없다."며 "개화시기도 맞추지 않은 축제는 사기나 다름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의 대표적 봄 축제인 달성군 비슬산 참꽃축제가 개화시기조차 맞추지 못한 채 열려 빈축을 사고 있다. 해마다 개화시기를 잘못 예측, 상춘객들의 비난을 들어온 참꽃 축제가 올해도 구태를 벗지 못한 것.
상춘객들은 "행정 당국의 무리한 행사 강행때문에 수만 명이 헛걸음을 했다"며 발끈했다. 더욱이 이번 축제가 끝나는 날(23일)까지도 참꽃이 필 가능성은 없다고 이날 방문객들은 주장했다.
정은희(41·여·수성구 범어동) 씨는 "앞산공원 대신 참꽃축제 때문에 비슬산을 찾았는데 실망이 크다."면서 "입장료와 주차비, 교통비까지 몇만 원이나 들었는데 전부 허공에 날린 셈."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달성군의 대회 개최 시기가 잘못된다는 것을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권영석 연구원은 "기온이 내려가면 식물의 수분흡수가 원활치 않아 개화시기가 늦어지게 된다."며 "특히 해발 1천m 이상의 고지대는 평지의 개화시기보다 한달 정도 늦게 잡아야한다."고 했다.
달성군청 관계자는 "최근 찾아든 꽃샘추위 때문에 개화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기상청이 내놓은 연중 일기예보를 토대로 축제를 기획했으며 갑작스런 자연 변화에는 도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이 일대 교통은 극심한 정체를 빚었고 주차공간이 부족, 좁은 2차로는 온통 불법 주차 차량들로 메워져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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