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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안전산업 메카'로] (상)왜 대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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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적극적인 지원 약속 속에 대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안전산업밸리(Safety Industry Valley) 프로젝트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전국에 산재해 있는 안전산업 관련 기업과 학계는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안전산업 선진국에 있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안전산업밸리 프로젝트를 ▷안전산업밸리 최적지 대구 ▷신성장 동력-안전산업 ▷안전산업밸리 전망과 과제 등 세 차례로 나눠 조명한다.

(상) 안전산업밸리 최적지 대구

◆준비된 프로젝트=대구를 안전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프로젝트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가 나자 조해녕 대구시장은 얼마 뒤 대구를 '방재도시-안전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곧이어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도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구 참사에 대해 아픔을 표시하고 철저한 사후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리고 3년이 흘렀으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참사 수습을 싸고 희생자 가족들이 조 시장에게 극도의 불신감을 표출했고 그 후유증으로 조 시장은 오랫동안 흔들렸다. 대구시 공무원들도 방재도시 대구, 안전도시 대구에 대한 구체적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하지만 대구가 마냥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는 26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될 '2006 대한민국 국제소방방재안전엑스포'가 올해로 4회째를 기록하게 된 것은 단적인 사례다. 또 그간 대구에는 안전산업, 방재산업에 대한 유무형의 노하우가 축적됐다. 지난 2월 15일 대구시와 대구전략산업기획단 주최로 동구 제이스호텔에서 열린 '방재산업육성방안 연구를 위한 정책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여느 학술행사와 달리 행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아 발표자들을 놀라게 했던 것도 대구의 관심 정도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타 지역에 뺏길 뻔한 프로젝트=안전산업밸리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소방방재청 혁신기획관을 지낸 박광길 씨가 지난 3월 대구시 과학기술진흥실장으로 자리 이동하면서부터이다. 방재심리 전문가인 박 실장은 "임기가 몇 달 남지 않았다."며 새로운 사업에 손대는 것을 주저하는 조 시장에게 "아직 몇 달이나 임기가 남지 않았느냐!"고 설득했다. 조 시장은 고심 끝에 결단했다. 사고 도시 대구의 오명을 다음 시장에게 넘겨 부담을 주지 말고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경을 피력했다는 전언이다.

방재(안전)산업에 대한 관심은 타 시도도 갖고 있었다. 경기도가 적극적이었고 강원도도 내심 탐냈다. 선수(先手)를 치고 나온 것은 마산. 2003년 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입은 마산은 방재특구와 방재시범도시 논의를 벌였다. 그러나 마산은 방재와 산업을 연결하지 못했다. 경남은 대구에서 개최되는 국제소방방재안전엑스포에 대해서도 격년 개최를 제의하는 등 욕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가 안전산업밸리 프로젝트를 마련해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으로부터 지원 약속을 받기까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것은 이러한 경기 강원 경남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적지는 대구=안전산업밸리의 최적지가 대구라는 데 전문가들은 이론이 없다. 세계 어디에도 안전산업을 집적화한 전례가 없어 안전산업밸리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동의가 최우선이다. 그런데 대구는 각종 사고를 많이 겪어 안전에 대한 갈증이 어느 지역보다 커서 시민 동의를 이뤄내기 쉽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구는 안전산업을 육성할 배후산업 기반과 연구역량이 매우 우수한 편이다. 구미와 포항 등 거대 산업도시를 자동차로 1시간 거리 이내에 2개씩이나 배후에 둔 곳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또 대구·경북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이 집중돼 있다. 특히 포항공대는 연구역량에서 서울대와 견줘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여기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핵인 포항 방사광가속기에다 경주에 양성자가속기까지 들어서 안전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넓게 펼쳐져 있다.

박 실장은 "안전산업밸리 조성에 대해 산업자원부, 소방방재청, 기획예산처 관계자의 의중을 타진해 본 결과 모두 긍정적이었다."며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이 한 뜻으로 추진해가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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