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 두류동에 장애인들이 꾸려가는 소중한 보금자리인 해피 카운티(Happy County)가 있다. 한 장애인의 교통사고 보상금으로 마련한 이 보금자리는 다른 장애인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믿음·소망·사랑방 세 개의 방에서 살고 있는 그들만의 세계로 들어가봤다.
장애인들의 소중한 집 '사랑의 공동체'는 자그만 단독주택이다. 1층방 세 개는 세명의 장애인이 독립된 공간에서 살아간다. 이곳 주인은 조인숙(49.여.지체1급) 씨. 그 자신도 지체1급 장애인이기 때문에 1층 방 하나를 사용하고 있다. 2층 방엔 조 씨의 부모가 살고 있다.
이들은 사랑으로 똘똘 뭉친 한 가족이다. 식사는 물론이고 움직일 때 불편하면 도와주고 서로 하고싶은 일을 하도록 정보도 공유한다. 언제든 타고나갈 수 있는 차도 갖고 있다. 방세는 없다. 각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보조금을 받아 생활하고 공동비용은 언제든 조 씨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
가족, 사회로부터 버려진 삶은 살다 이곳으로 오는 장애인들이 대부분. 하지만 이들도 이곳에서 나갈 때는 어깨를 펴고 나간다. 불편한 자신의 몸상태가 부끄럽기보다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며 이 사회에 기여하는 법을 배우고나서 독립하기 때문.
지난 9년동안 30여명이 거쳐갔다. 장애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 다시 이곳을 방문하는 경우도 3명이나 된다. 당당히 취업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도 10여명이다.
여성 장애인들만 있기 때문에 생활도 편리하다. 음식, 빨래, 청소 등은 돌아가면서 하고 자원봉사 가사도우미도 오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인근 영진세탁소 주인 김삼봉(45) 씨, 대구 달서우체국 우편원 김태기(35) 씨도 이들의 든든한 후원자. 쌀이나 간식 등 언제나 양식을 들고 오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 도와주고 있다.
조 씨의 부모인 조윤진(83)·신동희(78.여) 씨 부부는 "27세 꽃다운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한 뒤에도 항상 밝게 생활하고 다른 장애인들을 돌봐주는 딸이 자랑스럽다."며 "장애인들끼리 모여서 서로 돕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든다."고 환하게 웃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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