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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성격의 '명퇴'는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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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까다로운 제한 요건이 있는 정리해고 대신 보다 손쉬운 구조조정 수단으로 명예퇴직을 근로자에게 강권해 사직시킨 것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이근윤 부장판사)는 회사가 극심한 경영난을 이유로 명예퇴직을 강요해 사실상 해고됐다며 이모 씨 등 127명이 LG카드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소송에서 "이 씨 등 113명의 해고는 무효이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씨 등은 회사측이 위법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해 명예퇴직신청서 제출을 요구하자 명퇴 대상자로 선정된 구체적인 이유도 제시받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씨 등의 퇴직은 자발적인 사직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를 사용자가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해 종료시킨 것으로 사실상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어떤 경우 근로자가 어쩔 수 없이 명퇴를 신청한 것이어서 이를 사용자에 의한 해고로 볼 것인지는 사용자의 일방적 근로관계 종료 의사가 있었는지, 사용자가 해고제한 법리를 회피하려는 탈법적 의도를 갖고 명예퇴직을 권유했는지, 회사 상황, 대상자 선정의 공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2003년 당시 회사가 5조 6천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유동성 부족으로 현금서비스 중단 사태가 생기는 등 정리해고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위한 나머지 요건들을 모두 갖추지 못해 해고는 무효이다."고 밝혔다.

이 씨 등은 2003년 11월 중순 경영난에 빠진 회사측의 강권에 따라 명예퇴직신청서를 작성한 뒤 다음달 사직되자 "사직 의사가 없는데 회사가 명퇴 신청을 강요했다."며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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