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역 문화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사람이 신상하(37) 씨다. 성악가 겸 공연 기획자로 여기 저기 쫓아 다니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그에게는 '10 테너 앙상블' 단원, 대구 중구문화원 사무국장, 우봉아트홀 관장, CH7 예술단 단장 등 여러 개의 직함이 붙어 있다. 일정이 너무 빠듯해 창단 멤버로 참여했던 '이깐딴띠 남성 중창단' 활동은 오래전에 그만 둔 상태.
신 씨는 오는 29일~7월 1일 오후 7시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대구시립오페라단 제27회 정기공연 푸치니 오페라 '마농레스코'에 에드몬드 역으로 캐스팅 돼 연주자로 무대에 오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성악가보다 공연 기획이 더 체질에 맞는다고 말한다. 공연 기획자로서 신 씨가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인 사업은 신인 음악가들이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
신 씨는 성악과 출신 목사의 권유로 건축가가 되고 싶은 꿈을 접고 고등학교 때부터 성악가의 길로 들어 섰다. 계명대와 대학원을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 ACIS'와 '파르마 오르페오'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1996년 말 기대에 부풀어 귀국했지만 연주가로서의 활동은 순탄치 않았다. 신인 음악가에게 선뜻 연주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없었기 때문. 3년여 동안 제대로 된 무대에 서지 못해 마음 고생이 심했다. 신인 음악가들을 위한 공연을 많이 개최하려는 그의 노력은 이런 경험에서 비롯됐다.
"성악가로서 연주 활동은 제 자신을 위한 것이지만 공연 기획자로서 활동은 남을 위한 것이어서 더 보람을 느낍니다" 신 씨는 2002년 7월 중구문화원 사무국장을 맡은 이후 우수 신인 발굴을 위한 소오페라 공연을 꾸준히 갖고 있다.
지난해 대구국제오페라 축제에 블랙 코미디 바랍의 소오페라 '버섯 피자'를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버섯 피자'는 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성주문화예술회관, 대구 국세청 강당에서 공연된 데 이어 교도소, 대구 북구문화예술회관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신 씨는 '2006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도 롯시니 소오페라 '브루스키노 씨'를 선보인다. 오는 9월 27·28일 대구봉산문화회관에서 공연될 '브루스키노 씨'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55분짜리 소오페라로 남자 주인공 플로르빌레와 여자 주인공 소피아가 브루스키노의 도움을 받아 사랑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브루스키노 씨'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끝난 뒤 구미, 경주 공연이 추진되고 있다.
신 씨는 올 초 오페라단, 실내악단, 남성중창단, 여성중창단 등으로 구성된 'CH7(대구를 의미) 예술단'을 만든데 이어 오디션을 거쳐 지역 대학 재학생 또는 졸업생 8명을 선발, 지난 5월 10일 우봉아트홀에서 신인음악회도 개최했다. 그는 "매년 지역 대학에서 200여명의 성악도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무대에 서는 졸업생은 소수에 불과 합니다. 선배 음악가가 재능 있는 후배 음악가를 키워 줄 수 있는 문화 풍토가 정착될 때까지 공연 기획자로서 CH7 예술단 정상화에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 씨는 지난해 말 우봉아트홀 관장직도 맡아 짧은 기간내 우봉아트홀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는 역량도 과시했다. 우봉아트홀은 피아니스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스타인웨어(1억5천800만 원) 피아노와 보조 피아노 야마하를 두고 있으며 울림과 주차시설 등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연주자들이 찾는 공연장으로 자리메김했다. 이미 9월에는 대관 일정이 모두 잡혔으며 10월 대관도 거의 마감된 상태. 그동안 음악회 등을 쫓아 다니며 우봉아트홀 알리기에 나선 신 씨의 노력이 빛을 본 셈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성추행 호소하자 2차 가해, 조국은 침묵"…강미정, 혁신당 탈당
7년 만에 악수 나눈 우원식·김정은…李대통령, 禹 통해 전한 메시지는?
우원식 "김정은과 악수한 것 자체가 성과"…방중일정 자평
[단독] "TK통합신공항 사업명 바꾸자"…TK 정치권서 목소리
고개 숙인 조국혁신당 "성비위 재발 막겠다…피해회복 끝까지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