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지사에게 바란다)모바일특구 유치 '분권' 시금석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수도권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특히 비수도권 공장은 단순 생산기지화하는 등 고급인력의 수도권 편중 현상은 극도로 심화했다.

여기에 이제는 파주 LCD 공장 건설 이후 아예 생산설비 자체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하고 있어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이 많은 경북지역으로서는 이에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당선자는 선거운동기간 도중 산업클러스터를 발전단계에 따라 유형화하여 단순 집적지, 산업지구, 학습지역의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산업클러스터는 순환적으로 발전하는데 구미의 경우는 생산물 집적지에서 산업지로 발전했고 앞으로는 학습지역으로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공약했다.

이러한 순환은 구미의 경우 양대 축이었던 섬유의 쇠락으로 구조변환을 겪은 현재의 전자산업 중심에는 맞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포항의 경우는 중심축인 철강의 쇠퇴에 대비한 큰 그림격인 장기적인 산업구조 전환으로서의 선순환 정책이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미공단 초기 구미전자연구소(현 ETRI)를 설립할 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제2대 소장인 한상준 박사를 소장으로 임명했었는데 초대 KIST 소장인 최형섭 박사는 제2대 과학기술처 장관이었다. 또 포항의 포항제철에도 박태준 사장이 있었다. 따라서 오늘의 구미와 포항이 있기에는 고급 인력의 집중도 있었음을 상기하여야 한다.

또한 이것이 진정한 지방으로의 분권과 분산이다. 요소투입 경제발전의 단계를 지난 우리나라로서는 중요한 것이 콘텐츠인데 이것의 주인공은 인력이다. 외부인력 유치에 있어서 지역 인력을 폄하해서도 안되고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무엇이 부족한가는 반드시 짚어야 한다. 이 지역에 역량있는 인력의 집중에 대한 수요 창출과 유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3기를 지나면서 덜 성숙되고 미흡한 지방분권 체제 등 여러 가지 제한적 여건 하에서도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차별적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예를 들면 기업 유치의 경우 광역단체장으로서는 경기도 손학규 도지사와 충남의 심대평 도지사이다.

손 도지사는 운동권 시절 반기업 정서로 뭉쳐있던 사람이 친기업적으로 변한 대표적인 인사다. 그는 결코 할 수 없었다고 생각했던 군사지역을 풀어 LG필립스LCD를 유치했다. 심 도지사는 탕정 단지에 삼성을 유치하여 단번에 충남을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중심이자 세계적 기지로 만들었다. 야당 도지사였지만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고 정부를 설득하는 로비력으로 좋은 성과를 올렸던 것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당선자도 구미시장 재임시 외자 유치 실적이 많았다.

이제 김 당선자 앞에는 최대 현안인 모바일 특구를 비롯하여 낙동강법 개정, 거버넌스체제 구축, 공무원 혁신역량 강화, 도청 이전, 북부권 발전, 연구개발, 중소기업과 중소상인 활성화, 문화예술 중흥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독특한 지역정서와 야당이라는 제약이 있을 수도 있지만 기업 유치와 그에 관련되는 경제살리기 만큼은 무엇보다 우선순위로 당차게 추진할 것을 당부드린다.

조진형 본사 지방선거 보도자문위원·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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