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젠 부도심 시대" 도심 업무시설 속속 '새둥지'

대구 부도심(副都心)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도심에 집중됐던 업무 시설이 외곽으로 속속 분산되고 있다.

대구 동구에 혁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며, 대구의 '균형개발'이란 측면에서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구 달서구 도원동 대곡 택지지구 안에는 주택공사 대구경북본부 신사옥(지상 2층 지상 13층) 공사가 한창이다. 주공은 내년 7월 현재 대구 중구 교보빌딩 내 사무실을 모두 이 곳으로 옮길 예정.

주공은 1층부터 4층까지에 도서관 등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도원동 주민 최순옥(43·주부) 씨는 "주공이 도서관은 물론 체육·문화시설들도 만들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주공 덕분에 이 동네 가치가 크게 올라가게 됐다."고 좋아했다.

주공 이성도 담당은 "업무시설을 부도심으로 옮기면 상대적으로 도심에 비해 땅 값이 싸 훨씬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달서구 도원동은 앞산 순환도로라는 사통 팔달의 도로와 직결, 직원들 출퇴근 시간이 도심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 빨라진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 대명동에는 KT&G 사옥 증축 공사가 마무리 단계. KT&G는 오는 11월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의 새 사옥을 완공한다. KT&G 관계자는 "10개층 가운데 3개층만 KT&G 업무시설로 활용하고 나머지 공간은 임대를 낼 계획"이라며 "대명동 일대에는 단독주택과 아파트 밖에 없는데 KT&G 빌딩이 동네에 들어오면 '오피스 기능'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12개 공공기관이 옮겨오는 대구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엔 공공기관 이전 덕분에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와 벌써부터 인구유입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10개 아파트 단지 6천 가구가 이미 사업승인을 끝냈고 5개 단지 6천 가구가 추가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신서동에서 나고 자란 이세민(45) 씨는 "우리 동네가 이제야 빛을 본다."며 "공공 기관이라는 '오피스 기능'이 들어오니 결국 동네가 살아난다."고 좋아했다.

대구 부도심으로 업무용 빌딩이 이전 또는 신축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대 말부터이며 대구 달서구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성서 택지지구엔 대구지방조달청을 비롯, ▷대한지적공사 ▷국민연금관리공단 ▷식품의약품안전청 대구·경북본부가 들어섰고, 내년 3월쯤엔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지하 1층·지상 9층)과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지하 1층·지상 9층)이 둥지를 틀 예정이다.

북구 칠곡 택지지구에도 지난 2004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들어섰는가 하면 지난해엔 경북지방통계청이 이 곳으로 들어왔고 경북대 제2병원도 지구내에 올해 신축공사를 시작한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명확한 도시계획이 없으면 부도심 성장도 양극화될 수 있다."며 "부도심개발에서도 여전히 늦은 서구·남구 등에 대한 개발계획 수립은 물론 도심인 중구에 대한 새로운 성장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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