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소령으로 복무하던 이모(43) 씨는 전역후 7년 째 아이에 매달리고 있다. 뇌성마비 1급장애를 갖고 태어난 8살난 아들에게 전력을 쏟기 위해서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이 만만찮다. 아내가 간호사로 일하지만 만만찮은 생활비에다 물리치료, 교육비용 등으로 살림은 빠듯하기만 하다.
회사원 백모(45) 씨도 걱정이 태산이다. 뇌성마비 1급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가 올해 13살이 되면서 받아주는 보호시설 조차 없기 때문. 일반 학교에 보낼 수도 없거니와 교육비도 만만치 않지만 막상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점 때문에 백 씨의 걱정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백 씨는 "사설 생활시설이나 미인가 시설에 몇 천만 원 씩 기부금을 내고 맡겨야 하지만 그런 목돈을 어디서 마련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반 장애아동 시설에 무료로 자녀를 맡길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 대상 가정과는 달리 차상위계층을 비롯한 중산층 이하 저소득 가정에 대한 정책적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의 장애아동 보육시설은 전담시설 11곳과 통합시설 5곳 등 16곳이 있다. 그러나 월 50~60만 원의 만만찮은 보육비를 내야 하는데다 낮 시간 혹은 주중에만 맡길 수 있어 부모 중 한 사람은 아이에게만 매달려야 해 각 가정의 부담이 만만찮다.
이달 말 대구 동구 각산동 일심재활원 내에 마련되는 실비 장애인 생활시설인 '성 요한의 집'은 이 같은 부담을 확 덜어줄 전망이다. 지역에서 최초로 들어서는 실비 장애인생활시설인 '성 요한의 집'은 중산층 이하 가정의 정신지체 장애인이 입소 대상이다. 정부에서 시설 운영비 50%가 보조되며 매달 입소 생활비 49만 7천원을 부담하면 숙식과 장애인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시설은 지난 2004년부터 추진, 일심재활원 내 부지에 시비와 국비 등 정부보조금 9억8천만 원과 성 요한 복지재단 1억 3천만 원 등 11억 2천만 원을 들여 지상 2층, 지하 1층 건물로 세워졌다. 입소정원은 40명. 건물에는 안락한 생활공간과 의료재활실, 프로그램실, 집단활동실 등을 갖춰 장애인들이 생활하면서 재활에 필요한 상담과 치료·훈련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대구시와 일심재활원 간에 운영지원금 규모를 두고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고 늦어도 7월 초에는 개소할 예정.
대구시 관계자는 "전문병원이나 요양시설이 곳곳에 있는 노인에 비해 장애인을 위한 실비생활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보다 많은 장애인들과 저소득층 가정이 혜택을 입도록 입소가능 연령을 40세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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