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빈 전 중국대사 "이제는 경제외교"

북핵전담대사에서 웨이하이市 부시장으로

유창한 한국어 실력 외에도 폭탄주 10여 잔을 가볍게 마시는 주량으로 이름 날렸던 리빈(李濱) 전 주한 중국대사가 한국과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됐다. 25일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국을 떠나 외교부로 복귀했던 리 전 대사는 외교부 아주국 수석 부국장 겸 북핵전담대사로 활동하다 이달 중순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당 부서기 겸 수석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6자회담 의장국 차석대표로 막중한 역할을 해온 리 전 대사의 변신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외교관에서 행정가로 변신, 한중 경제외교에 일익을 담당하게 된 리 전 대사와 한국과의 끈질긴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중앙 대 지방, 기관 대 기관간 인사교류 차원에서 자리를 옮기게 된 리 전 대사는 주로 국제협력 관련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9월 한국에 부임, 약 4년간 주한 중국대사로 일했던 리 전 대사는 각국의 전·현직 대사 중에서 특별히 한국인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많이 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런 리 전 대사이기에 그가 웨이하이시에서 일하게 된 것은 웨이하이시가 한국과 맺고 있는 긴밀한 관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산둥반도 동쪽 끝에 위치해 한반도와 마주하고 있는 웨이하이시는 중국 도시로서는 한국과 가장 인접한 곳(170㎞)으로, 인근에는 천년전 '해상왕'으로 유명한 신라인 '장보고 기념관'이 있다.

웨이하이시에는 현재 한국인 1만5천 명 이상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2004년에만도 1천831개 한국기업이 진출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한·중 경제교류의 전초기지 중 하나다.

따라서 리 전 대사는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쌓은 대한(對韓) 외교경험을 십분 활용, 한국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한국 기업인들이 안정된 여건에서 기업활동을 할 수 있게끔 각종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