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커버스토리] 영재를 가르치는 교사들

영재 교육의 최일선에 선 교사들은 국내 영재교육의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보통교육과 소수 학생을 위한 영재교육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이들의 표정에는 축제 내내 고민과 진지함이 역력했다. 구미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에서 일하는 구미 지역의 교사들을 만났다.

"저희들은 영재교육의 본래 취지대로 창의성에 더 중점을 두는데 학부모님들 중에는 교과 성적에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선지 영재반 경쟁률이 점점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곽경희 원호초교 교사는 올해 구미 영재교육원 수학반 경우 20명 모집에 400여 명의 학생이 지원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개원 6년째를 맞은 구미 영재 교육원은 과학·수학·정보 3개 과목 50명의 영재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원 수가 대구 못지 않을 정도로 구미의 교육열은 높다고도 했다.

정미경 원호초교 교사는 "영재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지역 교육청이나 학교 등 공교육 부문에서도 나서야 할 때가 됐다."며 "이번 영재 페스티벌과 같은 교류의 장이 자주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영재성을 검증하는 절차가 개선돼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오고 가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의 영재교육원 선발 시험이 영재의 가능성을 제대로 골라내고 있냐는 것. 이태운 문장초교 교사는 "성적만 우수한 학생들이 영재교육원에 드는 일이 없도록 우리나라 학생들에 맞는 검증도구가 개발돼야 할 것"이라며 "현재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영재반에 들기 위해 과외까지 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교사가 "모든 학생이 어느 정도 영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영재원에 들어온 후 내실있는 교육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자 "그렇다면 영재교육을 일반학교로 확산해야 마땅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영재교육이 자칫 교육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교사들은 특히 현재처럼 대도시와 중소 도시간의 영재교육 수준 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처럼 학교 수업과 영재반 지도를 동시에 진행하면 힘에 부칠 수 밖에 없어요. 차라리 영재교육원 파견교사 수를 늘리든지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