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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속에 일어난 고시원 화재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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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고시원 건물에 불이 나 8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치는 慘事(참사)가 일어났다. 전국이 물난리에 숨 돌릴 틈이 없는 가운데 일어나,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많은 인명이 희생돼야 했는지 개탄스럽다.

사고 내용을 따져 보면 예고된 인재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고시원은 독서실의 일종으로 近隣(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받아 영업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주들은 원래 허가된 시설대로 이용하지 않고 칸막이로 방을 여러 개로 쪼개 방 수를 늘린다. 賃貸(임대) 수입을 많이 올리기 위해 가능한 한 방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좁은 방이 수십 개 다닥다닥 붙은 이른바 벌집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화재 등 돌발 사고의 위험성이 높고, 유사시 대피가 어려워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사고가 난 고시원도 1.5평짜리 방이 3, 4층에 70개나 빼곡히 들어있었다. 고시원은 이름뿐, 사고 업소를 비롯한 도시의 고시원은 공부방 용도보다 일용직 근로자'홀몸 노인'장기 출장자'대학생 등 저소득층의 값싼 숙소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實相(실상)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안전 장치는 부실하고 당국의 지도 감독도 소홀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정부는 지난 2004년 한 고시원의 화재 참사를 계기로 다중이용 업소의 안전 시설 기준을 강화한 소방법 개정안을 마련, 올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관련 업소의 강력한 반발에 못 이겨 유예 기간을 내년 5월로 다시 연장했다고 한다.

결국 지켜야할 것을 지키지 못한 정부 당국과 업자들의 무사안일이 이런 참사를 빚은 것이다. 최소한 人命(인명)과 직결된 부분은 꼭 지킨다는 당국의 분명한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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