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지금은 밤하늘 별이 된 아버지

지금도 고향을 생각할 때면 여름밤 내내 줄기차게 울어대던 개구리 소리와 더불어 밤하늘 희뿌옇게 보이던 별들의 무리 은하수가 생각난다.

우리 가족들은 로맨티스트였던 친정아버지의 낙향으로 인해 초등학교 시절을 산골 오지에서 보냈다. 산골의 밤은 더 빨리 다가오고 시골집 작은 마당에는 멍석이 깔린다.

올망졸망한 삼남매 옆에 누우신 아버지는 별들에 관한 신화 등을 얘기해주셨다.

어린 우리들 얼굴 위에 펼쳐진 밤하늘의 별들은 유난히도 더 반짝거렸다.

깜깜한 밤하늘엔 반딧불이가 날아다녔고 하늘의 별인지 지상의 별인지 분간이 안 될 즈음 모깃불연기처럼 우리들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지금도 바쁜 일상을 탈출하고자 할 때는 그 시절 시골밤하늘의 은하수들을 떠올리곤 한다.

지금 아버지께서는 밤하늘 어느 한 별이 되어 우리들을 내려다보실 것이다.

아마도 노년엔 반드시 전원생활을 꿈꾸는 것도 유년시절 여름밤을 못 잊어서일 것이다.

신미경(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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