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주용(31·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요즘 퇴근 후 집에서 시원한 샤워를 즐기는 맛에 산다. 하루종일 이어지는 더위 때문에 온몸이 지쳐 있는 요즘,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찬물을 수도꼭지를 통해 즐기고 있는 것.
박 씨는 "직장(중구 소재)에서는 찬물을 틀어도 미지근한 느낌인데, 집에서는 이상하리만큼 물이 차다."며 "수돗물에도 동네별로 품질차이가 있는 모양"이라고 했다.
박 씨의 사례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동네마다 수돗물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같은 대구 시내지만 동네별로 무려 11℃가량의 수돗물 온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
대구 시민들이 사용하는 상수도원은 ▷낙동강 ▷운문댐 ▷가창댐 ▷공산댐 등 모두 4곳. 4곳의 수온이 모두 달라 어느 곳에서 물을 끌어오느냐에 따라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의 온도도 달라진다.
그렇다면 대구에서 수돗물이 가장 시원한 지역은 어디일까.
운문댐 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수성구(상동, 파동, 황금2동, 중동, 두산동 일부, 범물1·2동, 지산1·2동 제외)가 가장 수온이 낮다. 또 수성구 옆 동네인 동구 신암동, 신천동, 효목1동, 효목2동, 도평동, 불로동, 봉무동, 지저동, 동촌동, 방촌동, 해안동, 안심1·2·3·4동, 공산동 일부도 운문댐 물을 공급받는 덕택에 대구시내에서 수온이 가장 낮다. 운문댐 물은 고산정수사업소를 통해 공급된다.
반면 가장 미지근한 물을 공급받는 곳은 서구 전역과 북구 고성동, 칠성동, 침산동, 노원동, 관문동, 태전1·2동, 구암동, 읍내동, 동천동, 무태동, 조야동. 이 지역은 매곡정수사업소를 통해 낙동강 물을 끌어다 쓴다. 달서구 일부 지역과 달성군 화원읍, 논공읍 등도 마찬가지.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시내 5곳 정수사업소 가운데 수온이 가장 낮은 고산정수사업소와 가장 높은 매곡정수사업소의 수온 차는 무려 11.9℃. 폭염 속에 고산정수사업소에서 처리된 수돗물을 사용하는 시민들은 시원함을 즐기는 셈이다.
상수도본부 생산관리과 이정수 수질담당은"지난 6일 온도를 측정해본 결과, 운문댐 물을 사용하는 고산정수사업소의 수온은 15.6℃이 가장 낮았고, 가창댐 물을 사용하는 가창정수사업소는 20℃, 공산댐 물을 쓰는 공산정수사업소는 20.5℃였다."며 "낙동강 물을 사용하는 두류정수사업소와 매곡정수사업소 수온은 각각 27.4℃, 27.5℃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상수도본부측은 또 "낙동강 물은 안동댐을 지나 대구 인근까지 흘러들면서 햇볕을 오래 받아 수온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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