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문가가 말하는 내아이 영어교육)즐거운 책읽기

인간(人間)이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가 점점 확대되어 세계 전체가 하나의 글로벌 사회가 되었고 그 관계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영어는 국제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자리 잡았다. 국제 사회에서 관계를 어떻게 잘 맺고 유지하느냐에 따라 개개인, 나아가 국가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앞으로의 영어교육은 단지 의사소통을 위해서가 아닌 급변하는 최첨단 전문지식 사회의 지식과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인력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조기 영어 교육의 중심은

9월부터 한국에서 시행되는 IBT(Internet-Based TOEFL) 시험 문제 유형의 변화된 내용을 보면 그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명확해질 것이다. IBT와 기존 CBT(Computer-Based TOEFL)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문법 영역이 없어지고 말하기 영역이 새로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또 말하기와 쓰기 영역에서 읽고 들은 내용을 연결시켜 말하거나 쓰는 통합형 문제도 출제된다. IBT 문제 개발을 총괄한 마리 펄먼 미국국제교육평가원(ETS) 수석부사장은 "영어에 대해 많이 아는 것보다 아카데믹한 환경에서 많이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기존의 틀에 박힌 문형이나 문제 풀이 중심의 학습 형태로는 이러한 시험에 대비할 수 없으며 다양한 장르와 주제로 된 픽션과 논픽션 책들을 정독·다독하며 폭넓은 어휘와 표현을 학습해야 할 것이다.

▶무엇으로 시작할까

친근한 그림과 음률, 소리, 냄새, 감촉 등으로 아이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영어 그림책은 조기영어교육으로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에 효과적이다.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즐기면서 낯선 영어에 쉽게 다가설 수 있고 외국어에 대한 거부감 없이 책 속에 쉽게 빠져들며 집중력도 향상된다. 좋아하는 책을 자꾸 보고싶어 하는 아이들의 특성이 반복 학습을 부르고,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다 보면 어느덧 듣기 학습이 이루어지고 말이 입에 붙게 된다. 그림책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형태의 글을 접하게 된 아이들은 이제 그림에서 글이 중심이 되는 리더(Reader)를 통해 무한한 정보와 지식의 세계를 경험해 갈 것이다.

▶언제부터 시작할까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언어지각 능력을 타고난다. 아이들이 생활에 익숙한 소리를 자주 듣고 모방하면서 자연스럽게 모국어를 구사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언어적 토대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언어 전문가들은 엄마가 말을 얼마나 많이 해주고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여 주면서 긍정적 강화를 해 주었는가에 따라 언어를 배우는 속도와 질이 판가름난다고 얘기한다. 매스컴에서 어두운 면들을 너무 부각시켜 조기 영어 교육이 우리의 아이들을 해치기만 한다는 편견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모국어를 배우듯 자연스럽게 교육된다면 이 시기만큼 편식 없는 영어를 가르쳐 주기에 좋은 시기는 없을 것이다.

▶어떻게 읽을까

책을 읽기 전에 책 내용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미리 세우고 책의 제목과 표지를 보며 어떤 이야기일지 예측해 본다. 처음부터 책의 문장들을 읽는 것이 아니라 페이지마다의 그림들을 충분히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새로운 어휘들을 소개하고 다음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등 아이들이 책읽기에 충분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책에 있는 문장이 구성되도록 한다. 또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형태의 질문과 읽기 전략들을 사용하여 의미를 파악하고 글을 여러 번 읽고 마주치게 함으로써 익숙하지 않던 표현들에 점차 익숙해지도록 한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책의 주제나 내용들에 대해 토론하거나 의미를 파악한 것들을 요약이나 창의적 쓰기로 유도함으로써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마무리하는 것을 도와 주고 발표할 기회도 제공하면 더욱 좋다.

신수정(Kim & Johnson 영어교육센터)

※이 글은 한국영어교육연구회와 대구작가콜로퀴엄이 지난 21일 진행한 월요시민 영어강좌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다음 특강은 28일 오후 7시부터 대구 교보문고 10층 강당에서 스티븐 리비어 서강대 한국어교육원 교수가 '거꾸로 배우는 영어회화'를 주제로 강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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