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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경제)돼지저금통과 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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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정 어디든 필수품처럼 하나씩은 꼭 두는 게 있다. 바로 돼지저금통이다.

돼지저금통은 아이들에게 최초의 저축수단이 된다. 부모가 주는 용돈이나 명절에 받는 세뱃돈 가운데 일부는 저금통에 들어간다. 돼지의 배가 부르면 무엇을 할까 생각하며 수시로 무게를 가늠해 보는 것도 큰 재미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릇된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문제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저축은 개인이 욕구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진정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적 여유까지 제공하는 바람직한 행위다. 거기에다 덤으로 이자까지 받는다. 가만히 모아두었는데 저절로 더 많은 돈이 된다는 것은 경제에 대한 개념이 취약한 아이들에겐 너무나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돼지저금통은 모은다는 행위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모으는 과정과 모으고 난 후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돼지저금통의 운명을 보자. 한 푼 두 푼 열심히 모아 돼지저금통의 배가 다 채워지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배를 가른다. 꺼낸 돈의 일부로는 축하 파티를 하고, 일부는 아이들이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 쓰인다.(엄마가 마침 은행에서 찾아둔 돈이 없어 급하게 세금을 내거나 장 보는 데 쓰이지 않으면 다행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돈을 모으면서 참았던 욕구를 일시에 폭발시켜 모든 것을 한 번에 끝내고 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저축은 모으는 행위 자체보다 모은 후의 용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돼지저금통에서는 이것이 완전히 무시되는 것이다.

저축의 대가인 이자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아이들에게 이자는 시간과 동일선상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킬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음으로써 금융거래에 대한 이해를 더디게 만든다.

따라서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했다면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저축 방법이다. 아직 어리다면 돼지저금통을 사용하더라도 부모가 은행을 대신해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좋다. 이때 은행 이자보다는 적게 줘야 아이들이 자연스레 은행을 선호하게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준혁(K비전스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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