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지컬 영화가 쏟아진다…국내외 영화 5편 줄줄이 개봉

하반기에는 뮤지컬 영화를 맘껏 즐길 수 있게 됐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Happy Feet)'를 포함, 국내외 뮤지컬 영화 5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 한동안 제작이 뜸했던 국산 뮤지컬영화가 선보이고, 해외 오리지널 뮤지컬을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뮤지컬 영화 러시의 포문을 여는 작품은 '구미호가족'(감독 이형곤, 제작 MK픽처스)이다. 추석시즌에 맞춰 28일 개봉된다.

'구미호가족'은 한국의 첫 뮤지컬 영화는 아니지만 '삼거리극장'(감독 전계수, 제작 LJ필름)과 더불어 30여 년 간 맥이 끊겼던 한국 뮤지컬영화 장르의 부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의 첫 뮤지컬 영화는 1975년 고 신상옥 감독이 선보인 '아이 러브 마마'로 알려져 있다. 이후 뮤지컬영화를 표방하며 제작된 한국영화는 없었다.

'구미호가족'은 인간이 아닌 구미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비정한 인간세상을 풍자한다. 인간이 되기 위해 간이 필요한 구미호 가족이 서커스단을 차려놓고 제물이 될 인간을 단원으로 모집하면서 벌이지는 해프닝이 주요 얼개.

전문 뮤지컬 배우가 아닌 주현·박준규·하정우·박시연 등이 만들어내는 뮤지컬 넘버는 훌륭하지는 않지만 참신하다. '순풍산부인과' 'LA아리랑' 등 TV시트콤을 집필했던 전현진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 이형곤 감독이 연출했다. 전국 200여 개 상영관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

내달 26일 개봉되는 '삼거리극장'은 '구미호가족'보다 먼저 완성됐지만 일반개봉은 한 달여 늦다. 7월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천호진·김꽃비·박준면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인생을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소녀 소단(김꽃비)이 기묘하고 신기한 삼거리극장에서 삐딱한 혼령들을 만나 밤마다 춤과 노래의 향연을 벌인다는 내용.

신인 전계수 감독의 데뷔작으로 안무는 '피핀' '명성황후'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굵직한 뮤지컬의 안무를 담당했던 현대무용가 서병구 씨가 맡았다. 8곡에 이르는 뮤지컬 넘버는 '썸' '발레교습소'의 김동기 음악감독과 뮤지컬과 연극계에서 활동 중인 황강록 씨가 작곡했다. 전국 100여 개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해외 뮤지컬영화는 12월에나 만나 볼 수 있을 듯하다. 국내에서도 크게 성공한 뮤지컬 '렌트(Rent)'와 '프로듀서스(The Producers)'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 영화가 12월 초 개봉될 예정이다.

이들 영화는 8~17일 진행된 서울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우마 서먼 등이 출연한 '프로듀서스'는 서울영화제 최고 인기작이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하는 '렌트'는 오리지널 작품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긴 경우. 애덤 파스칼, 로자리오 도슨 등 브로드웨이 전문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했다. '프로듀서스' 또한 원작 뮤지컬 그대로지만 캐스팅은 화려하다. 우마 서먼을 비롯, 매튜 브로데릭, 네이던 레인 등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익숙한 배우들이 등장한다.

투자금을 모아 하루 만에 공연을 망하게 하면 제작자는 오히려 거액을 챙길 수 있다는 회계사 레오(매튜 브로데릭)의 말에 뮤지컬 제작자 맥스(네이던 레인)가 엉터리 작품을 만들지만 이 작품이 오히려 빅히트를 친다는 내용. 우마 서먼은 비서 울라로 출연했다. 두 작품 모두 단관 개봉을 목표로 개봉이 추진 중이다.

방학을 맞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같은 달 선보일 할리우드 3D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도 뮤지컬 영화를 표방한다. '해피 피트'는 노래로 구애하는 펭귄 왕국이 배경. 음치 펭귄 멈블(엘리야 우드)이 탭댄스로 친구들의 환심을 사지만 노래하는 펭귄들에게 춤을 가르쳐 펭귄 왕국의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모함을 받는다는 내용.

프랭크 시나트라·퀸·시카고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노래 'My Way' 'Somebody to Love' 'If You Leave Me Now' 등이 뮤지컬 넘버로 쓰였다. 실물로 착각할 만큼 정교하게 제작된 3D 캐릭터가 이 작품의 매력.

한편 김지운·임필성·한재림 감독의 옴니버스 SF영화 '인류멸망 보고서' 중 한재림 감독의 에피소드 '크리스마스 선물'(제작 루씨필름) 역시 뮤지컬 영화로 제작 중이다. 이 영화는 내년 상반기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계에서 뮤지컬영화 장르는 언젠가 한국영화계가 뛰어넘어야 할 '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외에는 주목도 못받는 상황. 천커신(陳可辛) 감독의 뮤지컬 영화 '퍼햅스 러브'가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흥행이 되지 않았을 정도로 이 장르에 대한 국내 관객의 선입견이 존재한다.

영화계에서는 그래서 더욱 충무로 주요 영화사인 MK픽처스가 내놓은 '구미호 가족'이 과연 얼만큼 흥행 기록을 보일 지 관심을 두고 있다.

MK픽처스의 심재명 대표는 "'구미호 가족'에는 노래가 (엔딩곡 포함) 9곡 밖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뮤지컬영화 장르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싶다. 관객들이 뮤지컬영화라는 부담감없이 편하게 즐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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