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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경제통합' 첫걸음은 '교통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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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정환(33·경북 경주) 씨는 KTX를 제대로 타 본 적이 없다. 주말마다 집과 서울을 오가지만 KTX를 타기 위해 경주에서 동대구역까지 오는 품과 시간이 너무 들기 때문. 이 씨와 같은 경주, 포항지역 주민들이 KTX를 타려면 경주나 포항서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 동부정류장까지 온 뒤 다시 동대구역까지 와서 환승을 해야 한다. 이 경우 환승까지 1시간 30분이 걸린다. 포항역에서 동대구역까지 직행 리무진이 운행되면 50분 만에 갈 수 있다.

대구·경북 간 '경제통합' 논의가 활발하지만 실질적 소통을 돕는 '교통통합'은 제자리걸음이다. 동대구역과 포항역을 잇는 리무진버스 운행이 기존업체 반발을 이유로 벽에 부닥친데다 대구와 고령, 경산 등 인근지역을 오가는 택시요금이 제각각이어서 주민불편이 적잖은 것.

경산, 고령 등 대구권과의 시내버스 환승할인·무료 혜택도 무려 5개월이 넘도록 미뤄지고 있다. 이렇게 기초 생활민원인 교통문제도 상생(相生)하기 어려운데 '경제통합'이라는 높은 산은 어떻게 넘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철도공사 대구지사는 지난 7월 동대구역과 포항 고속버스 터미널, 포항역 등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포항, 경주 등 KTX가 통과 않는 지역 주민들의 환승이 불편해 불만이 높다는 지적 때문.

실제로 철도공사 대구지사가 지난달 14, 17, 23일 3일간 경부고속국도와 대구-포항 고속국도 상행선 휴게소 3곳에서 포항·경주·울산에서 서울로 가는 이용객 1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KTX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49.3%가 환승불편을 들었다.

그러나 동대구~포항 리무진 버스 도입은 두 달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선 허가권을 가진 경북도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

경북도 한 관계자는 "철도역을 잇는 리무진의 경우 한정면허를 내줘야 하는데 기존 업체와 과당 경쟁이 우려되는 등 실질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밝혔다.

택시요금 문제도 경산주민들의 대표적인 민원사항. 대구~경산 택시 요금은 그야말로 '제각각'. 법적으로 시·군 경계를 넘어갈 경우 20%의 할증요금을 물게 돼 있지만 현실은 너무 다르다.

대구 수성구 시지동에서 경산시 중산동까지는 차로 불과 5분 거리지만 요금은 기본요금의 3배가 넘는 5천∼6천 원 선. 오전 출근시간대 대구 반월당에서 중산동까지 택시요금은 9천 원 정도. 여기에 20%를 가산하면 1만 800원이면 충분하지만 실제로는 경계를 넘는다는 이유로 1만 5천 원 정도는 내야 한다.

차일피일 미뤄지던 대구와 경산, 고령 등 대구권을 잇는 시내버스 환승 무료·할인 혜택은 당초 계획보다 5개월이 늦은 다음달 하순쯤에야 가시화되는 등 교통분야 상생협력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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