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후 첫 홈런왕 기대에 부풀었던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타이론 우즈(주니치 드래곤스)와 홈런 레이스에서 추월당해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던 지난 1998년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우즈는 28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 경기에서 40호와 41호 대포를 쏘아 올려 40개에서 멈춘 이승엽을 제치고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홈런 더비 단독선두로 나섰다.
지난 18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전에서 40홈런 고지에 오른 이후 열흘 넘게 대포가 침묵을 지킨 이승엽으로서는 눈 앞에 뒀던 최고의 슬러거 타이틀을 우즈에게 넘겨줘야 할 판이다.
우즈가 여러 면에서 이승엽보다 홈런왕 등극에 유리하다.
이승엽이 시즌 종료까지 9경기 밖에 남지 않은 반면 우즈는 14경기 남아 5경기 더 출장할 수 있다.
더구나 우즈는 지난 26일 요코하마전 연타석 홈런 등 최근 6경기에서 6개의 아치를 그리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이승엽이 지난 18일까지 우즈를 5개 차로 따돌려 홈런왕을 예약하는 듯 했던 것과 전혀 달라진 풍경이다. 왼쪽 무릎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이승엽이 우즈를 따라 잡기란 힘이 부쳐 보인다.
이 때문에 이승엽이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치열한 홈런 레이스를 펼친 끝에 우즈에게 막판 덜미를 잡혀 타이틀을 넘겨줬던 1998년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흘러 나오고 있다.
지난 1997년 삼성 소속으로 32개를 펜스 밖으로 넘겨 생애 첫 홈런왕에 올랐던 이승엽은 이듬 해(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되면서 우즈(당시 두산)와 토종-용병 자존심을 건 거포 경쟁을 벌였다.
시즌 초반과 중반에는 화끈한 장타력으로 무장한 이승엽이 압도했다.
이승엽은 4월 3개의 아치에 그쳤지만 5월 7개에 이어 방망이가 후끈 달궈진 6월과 7월에는 13개와 10개를 펜스 밖으로 넘겨 33호 홈런으로 7월27일까지 24개에 그친 우즈에 무려 9개 차로 앞섰다.
2년 연속 타이틀 획득을 자신하던 이승엽은 그러나 이후 방망이의 위력이 급격하게 무뎌졌다.
8월 3개에 이어 9월에는 단 1개에 그쳤다. 반면 우즈는 8월 7개에 이어 9월20일 해태전에서 시즌 38호 홈런을 때려 9월2일 이후 18일 간 대포를 가동하지 못한 이승엽을 앞질렀다.
우즈는 9월에도 10개를 몰아치고 10월 1개를 추가하며 시즌 42개로 10월3일 롯데전에서 38호 아치를 그린 이승엽을 제치고 용병 첫 홈런왕 영예를 누렸다.
이승엽은 그 해 타점 부문에서도 102개로 103개의 우즈에게 밀려 타이틀을 내주고 득점과 장타율 부문 각 1위를 차지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우즈가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이어 센트럴리그 홈런왕 복귀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이승엽이 잔여경기 수 부족과 부상 후유증의 악조건을 딛고 극적인 뒤집기 쇼를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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