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妓生)이 뜨고 있다'. 기생이 2006년 하반기 최고의 대중문화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불기 시작한 '기생 열풍'은 이제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 연극, 만화 등 거의 모든 장르에서 태풍으로 돌변했다. 제작자들마다 기생 코드를 접목시킨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이 신드롬의 맨 앞줄에 조선 최고의 명기로 평가받는 '황진이'가 있다. 그녀는 단지 술과 몸을 파는 천직이 아닌, 시(詩)·서(書)·화(畵)에 능한 예인으로서의 기생상을 대표하는 여인이다. 더구나 서출로 조선의 엄격한 신분제도에 온몸으로 저항했다는 상징성마저 지니고 있다.
기생만이 내뿜을 수 있는 오묘한 매력에 열정과 도전의 인간상을 한몸에 구현하고 있기에 끊임없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리바이벌되고 있는 것이다. '황진이'는 현재 하지원 주연의 드라마로 KBS 2TV를 통해 방송 중이다. 송혜교·유지태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돼 내년 초 관객들을 찾아간다.
또 오는 11월 25일부터 한 달간 유니버설 아트센터 무대에 뮤지컬로도 오른다. 스탠딩컴퍼니가 제작하는 이 뮤지컬에는 록밴드 뷰렛 출신의 문혜원과 '겨울연가'의 주인공 서정현이 주역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선친의 이름을 따 '장강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연기자 겸 제작자로 나선 허준호도 기생 소재의 '해어화(解語花)'를 뮤지컬과 드라마로 잇따라 제작한다.
'문자를 이해하는 꽃'이란 뜻의 '해어화'는 기생을 이르는 말이다. 김성희 극본의 이 작품은 예기원이라는 기생학교에 들어가 최고의 기생으로 거듭나는 여인 4명의 삶을 그린다. 김희선·박지윤이 캐스팅된 드라마는 내년 초,
뮤지컬은 내년 가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인기만화가 김동화 씨의 대표작 '기생 이야기'도 에이콤과 쇼틱커뮤니케이션, DNT 웍스 등이 뮤지컬과 드라마, 영화 제작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기생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참신하고 경쟁력 있는 소재라는 데 대개 의견을 같이한다.
김종헌 쇼틱커뮤니케이션 대표는 "기생 이야기는 사랑과 열정이 있고 춤과 노래가 자연스럽게 삽입된 매력적인 소재"라며 "최근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면서 히트해온 사극 열풍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굉장히 호기심을 가질 수 있어 한류 콘텐츠의 새로운 블루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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