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계 '가정혈압 측정 지침' 첫 마련

가정혈압측정위원회 "기상 후 1시간 이내, 취침 전 1~2분 안정 후

집에서 스스로 혈압을 재는 '가정혈압'의 측정 지침이 의료진들에 의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이에 따라 갈수록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가정혈압이 의료 현장에서 고혈압 진료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가정혈압 측정 지침 준비위원회(회장 김삼수 성애병원 심장센터 소장)는 가정에서 혈압을 재는 방식과 기간, 빈도 등의 문제를 표준화 한 '가정혈압 측정 지침'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위원회에는 김삼수 소장과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노태호 교수, 정남식 연세의대 교수, 박의현 경북의대 교수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위원회는 11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연구회를 정식 발족한 뒤 이 자리에서 가정혈압 가이드라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위원회가 공식발표에 앞서 배포한 가정혈압 측정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가정혈압 측정장치 어떤 게 좋은가 = 요즘 가정에서 쓰는 전자혈압계의 대다수는 객관적인 성능이 입증됐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일부는 불량품도 있을 수 있는 만큼 가정용 혈압계를 산 뒤에는 반드시 담당 의사한테 가져가 혈압계가 정확한지를 측정해야 한다. 병원에서 쓰는 수은혈압계와 혈압 수치를 비교하면 제품의 성능을 알 수 있다.

■ 혈압 측정 부위는 = 가정용 혈압측정장치는 부드러운 완대를 사용하는 게 좋다. 혈압을 잴 때 완대의 위치는 심장과 같은 높이로 맞춰야 한다. 팔의 긴장을 풀기 위해 팔뚝을 책상이나 테이블 위에 올린 채 혈압을 재는 게 좋으며 필요하면 베개 등의 지지대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 혈압 측정 조건은 = 아침에 혈압을 잴 때는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후, 약을 먹기 전, 아침식사 이전이 좋다. 모든 조건에서 1~2분간 안정을 취한 후 심신이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

저녁에 잴 때는 취침 전에 1~2분간의 안정을 취한 후 재는 게 좋다.

■ 혈압 측정 횟수는 = 가정혈압은 아침과 저녁에 적어도 1차례 이상 측정하는 게 좋다. 관찰기간의 경우 병원 외래에서 잰 수축기 혈압이 179 mmHg 이하, 이완기 혈압이 109 mmHg 이하인 경우 7일간 적어도 5일 동안 혈압을 재야 한다. 상황에 따라 관찰기간은 1~2주가 될 수 있다. 만약 안정기라면 1주일에 3일간 측정하는 게 좋다. 약을 바꾸는 시기라면 적어도 5일간 측정해야 한다.

■ 혈압 측정치 어떻게 기록하나 = 모든 혈압 측정치는 혈압을 잰 시각과 함께 심박수를 기록노트에 일목요연하게 적어야 한다. 컴퓨터로 기록해 인쇄를 하든지, 전자메모리를 사용해도 괜찮다.

■ 가정혈압의 평가는 = 아침에 잰 혈압과 취침 전 밤에 잰 혈압의 평균치로 혈압을 평가해야 한다. 만약 1주일 동안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쟀다면 1주일치 평균을 낼 수도 있으며 2주일을 쟀다면 2주일 평균치를 계산할 수도 있다. 만약 혈압이 135/80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되지만, 135/85 이상이면 확실한 고혈압으로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다. 가정혈압에서 정상치는 125/75 미만이다.

김삼수 회장은 "혈압은 낮에 높고, 밤에는 낮아지는 만큼 측정할 때마다 조금 올라갔거나 내려갔닥 해서 좋아하거나 적정할 일이 아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 혈압을 잴 때 올바른 측정법을 익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정 혈압은 아침과 밤에 적어도 1일 2회 이상 측정한 뒤 누적된 측정치를 주치의에게 보고해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가정혈압만 가지고 스스로 몸 상태를 판단하지 말고 주치의로부터 치료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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