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희애 "'눈꽃' 3년 기다렸어요"

SBS 새 월화드라마 '눈꽃' 주연

"'눈꽃'이 제작될 거라고 기대 안했어요. 3년간 미뤄지고 미뤄져서 이번에도 안 들어가겠지 했죠."

KBS 2TV '부모님 전상서'로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던 김희애가 1년반 만에 다시 엄마로 돌아온다. 김수현 작가 원작의 소설이 동명으로 드라마화되는 SBS '눈꽃'(극본 박진우, 연출 이종수)에서다.

'부모님 전상서'에서 발달장애를 앓는 아이와 씨름하는 모정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면 이번에는 자식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을 세세히 그린다.

잘나가는 여류 작가지만 이혼한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딸에게 비밀에 부치고 결국 아버지의 기억을 더듬는 딸과 사사건건 부딪치다 병으로 죽음을 맞는다.

"역할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똑똑한 사람은 못돼요(웃음). 포인트는 암에 걸리거나 죽음에 이르는 것보다 딸과 엄마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가족간의 사랑에 두어야겠죠."

13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눈꽃' 촬영분에는 남편으로 분하는 이재룡과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앞머리를 내린 긴 머리에 시대에 맞지 않는 코트 차림이다.

"회상신 때문에 미치겠어요(웃음). 포토숍 처리해 주거나 풀샷으로 멀리서 잡아달라고 했는데… 나이든 역이 편해요. 나이 든 연기자가 젊은 척하는 게 제일 보기 싫잖아요. 꼭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그 전날 얼굴도 신경썼지만 그게 어디 가겠어요?"

김희애라고 하면 왠지 드라마가 가볍지는 않을 것 같다. 김희애도 작품을 고른 이유로 먼저 '탄탄한 스토리'부터 꼽는다.

"근래에 보기 드문 좋은 시놉시스였어요. 스토리가 탄탄하고 '쪽대본'이 전혀 없죠. 대본이 14부까지 나와 있어요. 유행을 좇지 않는, 드라마다운 드라마를 원하는 분이라면 만족하실 겁니다."

김수현 작가와의 연이 이번에도 이어진다. 극본을 직접 쓰지는 않지만 김수현 작가의 소설에서 드라마의 뼈대가 나온다.

극중에서 김희애도 소설을 쓴다. 김수현 작가에게 구한 조언이 있는지 물었다.

"'완전한 사랑'과 '부모님 전상서'를 할 때는 선생님이 너무 어려워서 말도 못하고 마음대로 했어요. 이번에는 주위 여건에 걱정이 많아서 의논을 드리기도 했죠. 극중에 성공한 작가로 나와서 서재 있고 화려한 걸 생각했는데 정작 선생님은 침대 옆에 놓인 작은 책상에서 작업하시더군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엄마를 연기하는 심정은 어떨까. '엄마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더니 드라마 속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달리 스스로에게는 야박하다.

"50점만 줄래요. 남자애들이라 항상 '야,야, 그거 하지마'로 시작하죠. 눈높이에서 감정을 이해해주려고 하는데 잘 안돼요. 잘하려고 하는데 부담되고 힘들고, 설렁설렁 하다보니까 애들 금방 크던데요?(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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