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경북테크노파크 벤처공장 2층. 40여평의 연구실이 시끌벅적하다.
한켠에서는 바이어를 맞고 있었고 또다른 쪽에서는 배터리 테스트값이 예상과 크게 다르다며 사장 김금수(45)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같은 시행착오는 다반사인 듯 연구원들은 다시 프로그램을 조작하고 테스트 채비를 했다. 배터리 시험장비 업체인 (주)누리기술은 이렇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누리기술은 사장 포함 직원 10명, 올 해 매출 20억원의 소기업이지만 국내외 배터리 관련 시험장비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 직원들은 꿈에 부풀어 있다.
또 배터리를 충·방전시키면서 그 특성과 상태를 모니터링해 제조관리자들에게 보여주는 2차전지 충·방전 시험기를 생산하는 기술은 국내외 경쟁업체보다 앞서 있다.
국내 경쟁업체 한 곳이 있지만 기술을 차별화 했고 가격도 일본 도요시스템, 미국 맥코어 등 외국 경쟁업체의 60~70%선. 포항 광가속기 모니터링 시스템도 이 회사 작품이다.
누리기술은 배터리 시험장비에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양산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2차 전지는 휴대폰, 노트북, PDA 등 이동통신기기의 폭발적인 증가로 앞으로 10대 성장산업의 하나가 될 것"이라며 "시장 흐름을 잘 읽어 양산제품을 개발, 독자브랜드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자동차내 전자 기기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전기스쿠터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새 시장상황에 대응한 배터리 충·방전기 시험기를 연구하고 있다.
배터리와 기기의 회로를 연계해서 테스트할 수 있는 기술로 어느 정도 완성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또 주행장비에 장착하지 않고도 실험실에서 기계에 부착된 상태처럼 배터리 특성 패턴을 평가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도 개발중에 있다. 시뮬레이터가 개발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돼 대기업 납품은 물론 수출길도 열릴 전망.
김 사장은 LG정보통신에 근무하다 기술인이 되고 싶어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월급이 줄어들었지만 공장자동화 관련 회사에서 기술을 익히고 이어 프리랜서 개발기술자로 나서 몸으로 부대끼며 기술을 익혔다.
지난 1999년 회사를 설립한 김 사장은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고생해서 개발한 제품을 사업화 하는데는 장애가 많았다. 꼭 필요한 제품이었지만 '기술자의 시각'으로만 접근했다가 막상 사업화에는 실패를 거듭했다. 또 자금조달, 마케팅 등 경영분야에도 서틀러 처음에는 고생도 많이 했다.
"이제는 시장을 보고 시장에 맞춰가는 쪽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눈을 갖게 됐어요."
김 사장의 또다른 고민은 인력확보. 우리나라 중소기업 모두가 겪고 있는 일이지만 기술 인력은 아예 대기업 연구소에 있거나 창업을 하고 그나마 인력을 키워놓으면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서두르지 않는다. 다소 느릴 지는 몰라도 시장이 인정하는 기술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면 열매는 반드시 맺힌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김 사장은 "다양한 에너지 소스를 축적해 가정용 전력이나 레저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터리나 가정 연료전지 시험장비 개발, 고속제어계측을 활용하는 각종 시뮬레이터 개발로 회사를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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