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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겨울이 오면 그리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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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읽은 황지우 시인의 詩를 음미해 본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나는 그렇게 해마다 겨울이 오면 그리운 사람 기다리듯 그는 네게로 오고 나는 그에게로 향하며 첫 눈을 기다리곤 하였다. 달력 마지막 장이 안쓰럽게 매달린 12월. 벌써 며칠이 지났다. 누구나 겨울이 오면 마음속에 막연히 첫눈을 기다린다. 철없던 십대에도 그랬고 조금은 철들었다 여겼던 이십대에는 더욱 절실하게 기다렸던 첫 눈, 요즈음엔 첫눈 내리는 날 풍속도는 휴대폰 통화나 문자까지 불통이 되기도 한다. 모두가 카메라 폰을 들고 멋진 폼을 찍는 사람들 현대 문명이 낳은 첫 눈 오는 날의 풍경이다.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이 있듯이 젊음의 열정이 넘쳤던 이십대 첫 눈 내리는 날 도심의 다리 위에서 절친한 친구랑 무조건 만나자는 나름대로 이벤트를 계획하고 기다렸던 아름다운 날들이 내게도 있었다. 만약 오늘 눈이 내린다면 가슴 안쪽에 묻힌 추억의 장면을 끄집어 내 "오늘이 오기를 가슴 아리게 기다렸다"고 첫 눈에게 고백하고 싶다.

고순자(대구시 달서구 송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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