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연금 환급사기' 중국인 긴급체포

위조여권·차명통장 100여개 자택서 발견

납치 협박 사기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관악경찰서는 19일 국민연금을 돌려준다고 속여 계좌이체를 통해 돈을 챙기려 한 혐의(사기)로 중국인 펑모(55)씨를 긴급체포,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펑씨는 지난달 말께 한국인 박모(22)씨 명의로 된 통장을 건네받았고 지난 15일 이 통장을 이용해 손모(32)씨에게 '국민연금을 환급해 주겠다'는 전화를 걸어 200만원을 계좌이체로 송금받은 범행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박씨는 사업상 알고 지내는 한국인 장모씨에게서 "친한 중국인 사업가가 한국에서 쓸 수 있는 통장이 필요하다고 하니 통장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통장을 개설했고 장씨가 지정한 모 여행사 가이드를 통해 통장이 펑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5일 펑씨가 갖고 있던 박씨의 계좌로 200만원이 입금됐으며 이 돈이 부산에 사는 손씨가 '국민연금 환급 절차'를 안내하는 한국말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전화에서 일러준 대로 했다가 계좌이체로 송금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통장에서 200만원이 빠져나가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손씨가 곧바로 은행에 지급정지를 신청했고 은행으로부터 지급정지 사실을 통보받은 계좌 명의자 박씨는 중국에 있는 장씨를 통해 수소문한 끝에 펑씨의 소재를 파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1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통역자와 함께 펑씨를 만나 자신의 통장이 국민연금 환급 사기에 쓰인 사실을 알게 되자 그를 데리고 경찰에 출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펑씨가 묵던 고시원에서 위조된 것으로 보이는 여권과 한국인 명의로 된 통장을 포함한 통장 100여개가 발견됐으며 펑씨가 지난 10월께 한국에 처음 입국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춰 그가 차명계좌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의 지시로 한국에 입국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장씨를 통해 통장 개설을 부탁했다는 중국의 사업가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과 가짜 납치 협박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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