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우주여행

우주여행/마크 트라 지음/이경희 옮김/랜덤하우스 펴냄

지난 25일 한국인 최초 우주인 후보 2명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고산(30)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과 이소연(28·여) KAIST 대학원생. 1만8천대 1의 경쟁률을 둟고 우주인 후보로 선정된 이들은 내년 1년 간 러시아 가가린우주센터에서 혹독한 우주인 훈련을 받게 된다. 이중 한 명이 2008년 4월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즈호 탑승자로 선정돼 우주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들 앞에 펼쳐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우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제2, 제3의 한국 우주인을 꿈꾸는 청소년들 뿐 아니라 우주인 모집에 응모한 3만6천여 명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책이 나왔다. '우주여행'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우주 탐험에 나선 우주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힘든 훈련 과정에서부터 우주를 향해 떠나는 모습, 우주에서의 생활, 우주에서의 작업, 우주에서 바라본 풍경, 지구로 무사히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한 컬러 사진과 함께 보여주고 있어 간접적인 우주 체험의 장을 제공한다.

인류 우주 탐험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어떤 과정을 통해 우주인을 선발 했을까. 미국과 러시아는 우주인을 선발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극심한 테스트를 수행했다. 원심분리기에서 회전하기, 우주선 선실에 홀로 격리하기, 복잡한 심리문제 질문하기 등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반응시간,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 즉흥적인 대응력 등을 검증했다.

정신적, 육체적 한계 상황으로 몰고 가는 이러한 선발 과정은 고된 여정의 시작에 불과하다. 광할한 우주를 날아다니는 상상은 환상적이며 명예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우주를 여행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우주인 훈련은 그야 말로 극기의 연속이다. 우주복 입기부터 우주왕복선 화장실 변기 사용법, 우주선 탈출 훈련, 무중력 상태 적응 훈련, 우주 유영 훈련 등 우주 비행 희망자들은 지옥 훈련을 거처야 비로소 우주선에 탑승할 수 있다.

힘든 훈련을 마친 우주인들이 체험하게 될 우주 생활은 어떨까. 태양이 하루에 열네번이나 떴다 지는 우주정거장에서 잠은 제대로 잘 수 있을까. 무중력 상태에서 밥은 어떻게 먹을까. 우주정거장도 사람 사는 곳이니 샤워도 가능하고 체력단련, 플룻 연주 등 취미 생활도 할 수 있다. 책에는 우주인 도널드 페티트가 우주정거장에서 하는 체력단련, 무중력 상태에서 특수 샴푸를 이용해 머리를 감고 있는 우주왕복선 사령관 케네스 코크렐, 러시아 우주인 발레리가 미국인 동료의 머리를 잘라주는 모습과 우주인들이 수행하는 의학, 과학실험, 우주 유영을 하며 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을 수리하는 우주 작업 등에 관한 화보가 실려 있다.

우주 여행은 떠나는 것 보다 돌아오는 것이 더 큰일이다. 착륙을 위해서는 우주 비행 중 유일하게 우주인이 우주선을 조종해야 하기 때문. 책은 소유즈 캡술이 카자흐스탄의 초원에 착륙한 모습, 캡슐에서 내린 대원들의 모습 등을 담은 사진을 통해 성공적인 지구 귀환 장면을 보여준다.

또 달에 인간이 살 수 있는 기지를 설치하는 일은 언제쯤 가능할지 등 미래 우주 여행의 가능성을 엿보고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인류 역사상 최초의 우주인이 된 순간부터 2004년 1월 14일 미국 부시대통령이 미국우주개발계획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까지 우주 탐험의 역사도 정리했다.

이와 함께 이륙 73초 만에 수천 조각으로 부셔저 폭발하는 첼린저 호의 모습, 순직한 첫 우주인 발렌틴 본다렌코의 생생한 사고 일지 등 우주 여행의 위험성을 담은 기록과 함께 '우주에서 섹스는 가능할까', '우주 비행사의 가정 생활은', '우주인들의 월급은' 등 조금 엉뚱한 의문에 대한 답들도 제시하고 있다. 368쪽, 1만9천800 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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