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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이전 발목잡은 '보신주의'…조례안 표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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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역 안올바엔 안 옮겨야 욕이나 안먹지"

경북도청 이전 조례안이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이상천 경북도의회 의장이 30일 의원총회에서 직권으로 본회의 상정을 보류한데다 회기 마지막 날인 2월 9일 상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만약 도청이전 조례안이 이번 회기내 처리되지 못하고 다음 회기로 넘어가게 되면 이번 조례안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도의원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주민투표안, 주민수에 비례한 평가단 재구성 등 현 조례안의 기본틀을 허무는 내용의 수정동의안이 나올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도청 이전지로 낙점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일부 도의원들의 '현상유지' 전략 때문이란 게 의회내의 대체적인 분석. 말하자면 도청을 이전하지 않고 현 상태로 유지하자는 것.

이같은 전략 배경에는 이들 도의원들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평가단의 예정후보지 평가로 도청 후보지를 결정하는 현행 조례안 방식으로는 자신들의 지역구로 도청이 옮겨갈 가능성이 낮은 만큼 아예 도청을 이전하지 말자는 것. 이렇게 되면 도민의 숙원사업인 도청 이전은 무산돼도 해당 지역 도의원들의 정치적 입지는 유지된다는 속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가 도청이전 조례안의 본격 심의에 들어갔던 지난해 11월부터 감지됐다. 이번 조례안이 도청 이전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북부지역을 위한 조례'라는 말들이 나돌기 시작했고 심지어 '김관용 도지사의 공약을 도의회가 지켜야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상천 의장의 직권 상정 보류와 수정동의안을 받아보고 다음 달 9일 상정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지역 정치권은 보고 있다. 특히 수정동의안을 받아보고 상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수정동의안의 제출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 조례안은 지역 간 갈등과 분란을 피하고 도청을 옮길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안이란 것이 도의회의 중론이다. 조례안 어느 곳에도 특정지역을 염두에 둔 조항이나 문구가 없다.

현재 거론되는 수정동의안이 주민투표안과 지역별 인구수에 따른 평가단의 재구성이란 것도 '현상유지' 전략으로 분석된다.

도청 이전을 주민투표에 부치면 1표라도 더 많은 표를 얻은 지역으로 도청이 가는 것이 자명해진다. 이렇게 되면 인구수가 적은 지역은 절대 그냥 있지 않을 것이고 지역간 엄청난 갈등과 반목으로 결국 도청 이전은 불가능해진다. 결국 주민투표안은 도청 이전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인구비례에 따른 평가단 재구성도 같은 얘기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평가단 인원을 더 많이 배정할 경우 그 지역이 도청을 가져가게 돼 주민투표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도청 이전 조례안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분란은 결국 '내용을 잘 모르니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갖자.'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다.'는 논리로 포장된 일부 도의원들의 정치적 '꼼수'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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