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봉화군수 후보공천 '원점'

4·25 재보궐 선거 경북 봉화군수 후보 공천을 놓고 한나라당이 지리멸렬하다는 비난 여론이 당 안팎에 드세다. 공천심사권을 둘러싸고 공천 전부터 내부갈등을 빚은 데다 공천의견만 낼 수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자신이 추천한 인물에 대한 공천을 굽히지 않아 결국 당 분란을 초래해서다.

더욱이 최고위원회의도 재심사 결정을 해 대선에 총력해야 할 당이 재보궐 선거 기초단체장 공천에 불필요한 당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내부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것.

3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한나라당 봉화군수 후보공천의 경우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의 경우 한나라당은 처음으로 시·도당에 공천심사위를 둬 기초단체장 공천을 했다. 하지만 재보궐의 경우 중앙당에서 공천 심사위를 꾸렸다. 이 과정에서 봉화가 지역구인 김광원 경북도당 위원장은 도당에서 공천 심사를 해야한다고 주장, 불씨를 지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도당에서 예비 후보를 거른 뒤 중앙당에 복수가 아닌 단수 후보를 추천했고, 중앙당 공심위는 단수 후보를 받아들이지 않아 갈등을 빚어왔다.

김 위원장은 당초 추천한 단수 후보가 자격미달이 되자 마지막으로 김동태 예비후보를 추천했으나 역시 범죄 경력 등을 이유로 공심위 내 반대 의견이 적잖아 결국 최고위원회의에 결정권을 넘겼다.

하지만 최고의원회의는 2일 재심사 결정을 내려 봉화군수 후보공천은 한 달 이상의 소모적 논쟁 끝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온 것.

황우여 공심 위원장은 3일 "백지상태에서 다시 논의하겠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지금까지 많은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공심위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김 위원장과의 별도 논의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현실적으로 (김동태 예비후보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측은 "(김 예비후보는) 벌금이 대다수이고 생계형의 경미한 범죄여서 후보 자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여론조사에서도 1위가 나오는 등 무소속 연대와의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강재섭 대표의 특보인 우종철 예비후보에 대해 "과거 자유민주연합으로 당적을 옮기는 등 후보로서 적합하지 않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봉화군수 후보 공천의 경우 소위 주변에서 '입'을 대는 인사들이 많아 원점으로 돌아온 경향이 짙다."고 당의 고무줄 공천을 비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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