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영양 상태이다. 새로운 생명의 잉태와 정상적인 발육의 필요조건으로 균형 있는 영양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운동에 대해선 '글쎄요.'이다. 게다가 임신 중에는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운동을 금기시까지 하고 있다.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더 빨리 임신 전의 근력, 유연성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
◆임신 중 운동의 효과
임신 중 규칙적인 운동은 태아에게 원활한 혈류공급을 해 줄 뿐만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늘어난 체중을 조절해 준다. 임신기의 체중 증가량은 9~13kg 정도가 이상적이지만 이를 넘어 체중이 불어나면 태아에게 당뇨, 비만 등의 좋지 않은 유전인자를 물려 줄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임산부의 규칙적인 운동은 올바른 자세의 유지로 허리 통증을 줄일 수 있으며, 소화촉진으로 인한 변비의 감소, 임신 중 일어날 수 있는 우울증의 제거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적당한 운동이나 산전체조는 근육, 인대 및 관절을 균형 있게 강화시키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요통이나 골반통증을 줄여주고, 신진대사를 촉진함과 동시에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완화해 심폐기능을 상승시킨다. 운동을 통한 적절한 자극은 태아에게 산소공급을 좀 더 원활히 해줌으로써 태아의 뇌 발육을 도와준다.
◆임신 기간 별 운동요령
일반적으로 임신 중에는 하루 1시간 미만의 규칙적이고 무리하지 않는 정도의 육체적인 활동이 추천된다. 즉, 새롭게 무리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과도하게 피로를 느끼거나 다칠 위험성이 없다면 운동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다만 운동을 하더라도, 똑바로 누워 있는 자세는 피하고, 균형감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나 열 방출이 잘 되지 않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임신 40주 동안의 기간을 크게 3단계로 나눈다면 운동방법이나 주의사항이 조금씩 달라진다. 임신 1단계에는 출혈이나 복통이 없는 경우, 걷는 정도의 운동이 바람직하며, 적절한 열 방출이 이루어지도록 조절해야 한다. 임신 12주가 지난 뒤부터는 심장박동수가 1분에 150회를 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 도움이 된다. 즉 자신이 '약간 힘들다.'고 느끼는 바로 전 단계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임신 3단계에는 균형을 잃게 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가벼운 운동이라도 복부에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종목은 피해야 한다.
◆권장되는 운동
임신을 했을 때에는 수영, 에어로빅, 걷기 등의 유산소운동이 좋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임신부는 쉬운 운동부터 시작해 1주일에 2, 3회 정도만 하되, 한 번에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은 혈류의 정맥체류를 막고 피로회복을 촉진시켜주지만, 지나치게 몸을 펴는 신전운동은 관절부위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유연성과 근력강화에 도움을 주는 운동은 좋지만 스키, 스케이트, 스쿠버다이빙, 볼링, 테니스 등 뛰는 운동이나 복압이 증가되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주의사항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는 경우에는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특히 만삭에 가까워지면 똑바로 눕지 않도록 한다. 고혈압성 질환, 쌍태아(쌍둥이) 임신, 태아저체중인 경우나 심한 심장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앉아 있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임신부가 심각한 심장질환이나 폐질환을 가진 경우, 자궁경관무력증으로 자궁경관 봉축술을 받은 경우, 조기진통의 위험이 있는 다태아(세쌍둥이 이상) 임신, 임신 중반기 이후에 출혈이 있는 경우, 26주 이후에 전치태반인 경우, 조기 양막파수(37주 이전에 양수가 터지는 경우), 그리고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고혈압의 경우에는 운동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출산 뒤 운동
출산 뒤 적당한 운동은 건강한 생활과 산후 우울증 극복, 육아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몸매 관리를 위해 출산 직후에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금물. 출산 뒤의 갑작스런 운동은 산욕기(출산 뒤 생식기가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 기간)에 좋지 않다. 먼저 가벼운 걷기부터 하되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출산 뒤 1, 2주째는 무리한 일은 삼가고 아기에게 젖을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 정도와 가벼운 체조가 도움이 된다. 출산 뒤 6주쯤부터는 가벼운 운동을 시작해 운동의 강도를 높여가야 한다. 출산 뒤 6~8주쯤이 돼 산욕기가 끝나면 보다 적극적인 운동으로 꾸준한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태아가 태반에 완전하게 자리 잡은(임신 3개월) 뒤에 하라.
▷운동 지속 시간은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 전후에는 낮은 강도의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을 한다.
▷규칙적으로 한다. 적당한 빈도는 주당 3, 4회이고 매일 해도 좋다.
▷지나치게 몸을 펴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인대와 관절 손상 위험.
▷운동 중 체온이 39~40°C를 넘지 않도록 한다.
▷누운 자세에서의 운동은 태아에게 제공되는 혈류가 감소하므로 피해야 한다.
▷고혈압이 있는 경우
▷지속적으로 6~9개월 동안 출혈이 있는 경우
▷자궁 내 태아의 성장이 지연되고 있는 경우
▷이른 시기에 막의 탈장이 있는 경우
▷발목, 손 혹은 얼굴이 갑자기 붓는 경우
▷지속적이고 심각한 두통이 있는 경우
▷운동 뒤 심장박동수와 혈압이 계속 오를 경우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장보승 효성병원 산부인과 과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