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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위기를 기회로] ④웃고 있는 자동차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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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한미FTA 최대 수혜 분야로 자동차를 꼽고 있다. 관세 철폐로 인한 완성차 수출 증가가 예상되면서 지역의 자동차 부품도 영향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부품=즉시 관세 철폐'라는 합의에 따라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자동차부품 업체 또한 공격적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최근 환율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역 업계는 한미FTA를 '단비'로 여기고 있다. 기계 또한 자동차부품과의 연계와 대외 신인도 상승으로 인한 간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선 웃고 있다

김문기 세원그룹 회장은 "최근 원화 상승 등으로 한국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관세 철폐로 인해 커다란 무기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평했다. 완성차 수출이 늘면 부품 수요 또한 증가하기 때문에 지역 부품업체들이 기대감을 갖기엔 충분하다는 것. 김 회장은 "한미FTA 타결 직후 하루 만에 우리 회사 주식이 11%나 뛰었다."며 "그만큼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향후 수출이 20% 이상 늘 것으로 조심스레 점쳤다.

손일호 경창산업(주) 대표는 "주문을 받는 데 보통 1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지금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1, 2년 뒤엔 수출로 인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협력업체뿐 아니라 부품을 직접 수출하는 경우도 들떠있긴 마찬가지다.

한봉규 한국델파이(주) 부장도 "미국 시장 내에서 자동차 부품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가격 인하에 따른 경쟁력은 중요한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도요타와 포드 등과 거래를 하고 있는데 향후 크라이슬러 등 다른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를 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지역 자동차부품 업계의 구조 개편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장충길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상무는 "이번 한미FTA를 계기로 지역 업체들이 기존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를 벗어나 GM이나 포드 등 미국 자동차업체들에 직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직수출 비중이 높아져 거래선이 다변화되면 현재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독립적이고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한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

또한 미국의 기술 이전과 투자 촉진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문인완 대구상공회의소 조사홍보팀 과장은 "미국 부품업체가 지분을 갖고 있는 업체의 경우 투자가 더 많이 이루어질 것이고 다양한 신기술 이전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부품이 아닌 기계 업체들의 경우 직접적인 혜택보다 간접적인 혜택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한우 한국OSG 상무는 "생산품 중 자동차 부품과 연관이 있는 것이 전체의 60%"라며 "아무래도 자동차부품 생산이 늘면 당연히 수요가 증가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대외 신인도를 얻으면 무역 장벽이 얇아지고 이에 따라 수출 길도 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표현했다.

◆무조건적인 낙관론 경계해야

미국 자동차의 수입 관세도 없어짐에 따라 미국 자동차와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 자동차가 국내 자동차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장충길 기계조합 상무는 "미국 자동차가 국내 시장에서 늘어나면 자연히 국내 자동차는 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내수만 의존하는 부품 업체들은 경영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세 철폐로 미국에서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들의 인하 요구도 우려 대상이다. 문인완 대구상의 과장은 "단가 하락을 위한 충분한 동기가 생겼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들이 오히려 단가를 낮추려고 하면 기대만큼 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미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에 공장을 지어 생산에 들어갔기 때문에 향후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려는 유혹을 받게 된다고 했다. 문 과장은 "그럴 경우 지역 부품업체는 기대만큼 수요가 따라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희진 SL 상무는 "현 생산 기술은 별 차이가 없지만 친환경 등 일부 미래 기술은 미국이 우리보다 10년 이상 앞서 있다."며 "이번 협상으로 인해 미국의 미래 기술이 물밀 듯이 밀려오면 국내 부품 업체들은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이한우 한국OSG 상무도 "아직 기계 분야의 경우 미국과 격차가 있는 상황에서 무한 경쟁 체계에 들어가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대응은?

업계나 전문가들은 관세 철폐로 인한 수혜 요인에만 매달리지 말고 이를 계기로 기술 개발과 수출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지역 업체들이 현지 기준과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

권상장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GM 등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과 협약에 적극적으로 나서 로열티를 물더라도 그들의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기술력을 이른 시일 내에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것. 권 교수는 "이렇게 되면 꼭 미국뿐 아니라 중국이나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수출 길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김문기 세원그룹 회장은 "관세 철폐로 앞으로 타산이 좀 맞아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이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연구해 거기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부품 업체들이 내수보다 수출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

정부나 시 차원의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희진 SL 상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국 업체와 곧바로 맞서기는 아직 업체들이 열악하다."며 "정부나 시 차원에서 지역 부품 업체들이 신기술이나 미래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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