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으뜸농장] ⑨경산 호산나농원

경산지역 비닐하우스 포도 농가 1호. 유일한 경북 '포도 명장'. 농업인 중 최초의 경북도 특화사업 연구관. 백화점 포도 납품가격을 스스로 결정하는 왕(王) 생산자. 250여 농가가 참여한 경산시설포도조합의 대표이사. 포도 영농후계자를 양성하는 지도자….

고품질·친환경 비닐하우스 포도 농사로 각종 진기록을 소유하며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경산 남산면 전지리 호산나농원 대표 김진수(55) 씨는 '포도 박사'로 불린다. 포도 농사 얘기만 나오면 곧바로 거명될 정도의 전문가다. 전국 포도 농가를 대상으로 순회 강사로도 나서 성공담을 전파하고 있다.

폭설이 내린 듯 온통 흰색으로 뒤덮힌 40만 평(포도조합 농가를 포함한 면적) 비닐하우스 물결로 장관을 이룬 농원.

부인 김영순(53) 씨가 혼자서 잡초를 뽑고 있었다. "두 분이 '광활한' 밭의 잡초를 일일이 제거하느냐?"며 제초제를 뿌리지 않는 이유를 묻자 김 씨는 "무슨 소리냐? 병충해가 없는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토양이야말로 고품질 생산의 원천이자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아무리 바빠도 농약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정작 김 씨는 "지금은 바쁜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포도알이 생기기 시작하면 1송이에 70알 정도만 자라야 골고루 영양이 섭취돼 당도높은 포도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알을 따내는 '알솟기' 작업 때에는 송이당 무려 20번 손을 대야 한다는 것.

주민 곽상철(67) 씨는 "일반적으로 포도나무 1그루에 50송이가 열리는데 김 씨는 충분한 영양 공급을 위해 20~30송이로 줄이는 작업을 밤낮으로 하고 여기에다 송이당 포도알도 대폭 줄여 포도알이 터져 불량품이 되는 '열과'가 거의 없다."면서 일에만 매달리는 김 씨의 열성에 혀를 내둘렀다.

출하시기와 유통망 확보도 소득에 큰 영향을 끼친다.

김 씨는 조기 출하와 출하량 조절이 뒤따라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 이른 시기인 12월쯤 가온을 시작하고 출하량 조절을 위해 하우스별로 포도 완숙시기를 조정한다. 덕분에 김 씨의 첫 포도는 4월 말이면 벌써 나온다.

유통 전략은 대형 백화점 납품 등 철저한 고가 위주다.

초기 출하 때 가격은 상품(上品)이 송이당 무려 2만 원대. 평균 판매가도 송이당 1만 5천 원 선이나 된다. 지난해 농사로 1억 7천여만 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김 씨는 1997년 43농가로 경산시설포도연구회를 조직하고 2002년에는 영농법인 경산시설포도조합을 결성해 지금까지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포도조합 참여 농가는 현재 254농가로 늘어났으며 이중 지난해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인증한 친환경 농가는 116곳이다.

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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