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기업 횡포 더 못참겠다" 전국 카센터 첫 동맹휴업

순정품 명분 부품값 비싸게 넘겨

대구·경북을 비롯, 전국의 '카센터' 대부분이 27일 문을 닫았다. 전국 규모로 이뤄진 카센터의 동맹휴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제조유통업체인 현대모비스(현대차그룹 계열)가 출하제품에 대해 '순정품'이라는 명목으로 최근 몇 년간 부품값을 터무니없이 올려왔으며, 이 때문에 카센터의 수익이 갈수록 악화,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단체행동에 들어갔다는 것.

대구·경북지역 1천여 명의 자동차부분정비업체 사장들은 27일 카센터 문을 열지 않고 서울로 갔다. 이들은 전국 1만여 명의 부분정비업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규탄 집회에 동참했다.

대구자동차부분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부품 제조 및 유통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가 자사 출하제품 가격을 폭등시켜 카센터들의 이익구조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

현대모비스는 대구·경북을 비롯, 전국의 차부품제조업체에서 부품을 조달한 뒤, '순정품'이란 이름을 붙여 카센터 등에 공급하고 있는데 실제 조달가격보다 카센터에 판매하는 가격이 훨씬 높다는 것이 카센터 업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기아차 '카니발' 라디에이터의 경우, 일반 유통되면 7만 8천 원에 구입할 수 있지만, 모비스 대리점에서 순정품 스티커를 붙여버리면 11만 8천 원을 줘야 살 수 있다는 것. 또 현대차 '다이너스티' 라디에이터도 시중에서 13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현대모비스가 21만 4천5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카센터 업체들은 하소연했다.

김영희 대구자동차부분정비사업조합 이사장은 "국내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자동차가 부분정비업자들에게 현대모비스 순정품을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모비스가 터무니없이 부품가격을 올려대니 카센터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고 운전자들도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해 생존권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사실상 독점체제를 형성하는 현대·기아차의 부품값은 기아 옵티마 발전기의 경우, 2004년 11만 5천 원이었던 것이 올 들어서는 16만 7천 원으로 불과 3년 동안 45%가 오르는 등 최근 몇 년 새 폭등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측은 "AS순정품은 자사에서 직접 품질관리를 하고 각 부품마다 개별 포장을 해서 유통, 품질에서 앞서나가는 만큼 품질을 고려해 가격을 매기는 것"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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