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젊은이 떠난 농촌 들녘… 품앗이·두레가 돌아왔다

일손 부족과 치솟는 품삯으로 인해 농촌 들녘에 품앗이 영농이 되살아나고 있다. 3일 상주 만산동 한 들녘에선 일손을 구하지 못해 늦은 못자리 작업에 나선 10여 명의 마을 이웃들이 품앗이를 하고 있었다. 젊은이가 50대 중반이고 80 나이를 바라보는 고령자도 두 명이나 됐다. 이들은 신속하게 끝내야 하는 못자리 설치 작업은 품앗이 영농만이 가능하다고 귀띔한다.

이길원(70·상주 만산 2리) 씨는 "요즘엔 고추심기 등 밭농사는 품앗이를 안 하면 일이 안 된다."며 "앞으로 몇 년 내 품앗이나 두레 같은 전통 일손돕기가 아니면 농사일을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특히 최근 들어 상주지역에는 대형마트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도심지역 일손들이 대거 빠져 나가 가뜩이나 어려운 영농일손 부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루 품삯도 여자는 3만~3만5천 원이고 남자는 최고 6만 원까지 치솟아 돈을 주고 일손을 살 경우 인건비 부담으로 엄청나다.

2일 상주 화북면 용유리 고추밭에서도 6명이 한창 고추 정식에 나서고 있었다. 이들도 서로 품앗이를 하는 중이었다. 대부분 50대로 구성됐지만 남·여를 따지지 않고 품앗이에 나서고 있다.

밭 주인 김영석(54·상주 화북면 용유리)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내 일손을 데려다 사용했으나 올 해는 품삯이 턱없이 치솟아 엄두를 못 낸다."며 "품앗이 영농은 이런저런 걱정 없이 농사일을 할 수 있어 농촌 일손부족을 해결할 대안으로 적격이다."고 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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