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주도로 추진된 교육정보화(ICT) 사업은 10년이 지나도록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정보화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합니다."
서태원 대구 범일초 교장은 학교 ICT 분야에 관한 한 대구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그는 지난달 27일 초등학교 정보부장 교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ICT 활용교육 선도시범학교 1차 운영 보고회'와 관련, 학교 ICT에 대한 쓴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교사가 사용할 능력이 있는지도 묻지 않고 교사용 컴퓨터, 대형 화면(또는 TV)을 교실마다 설치해놨어요. 그러면 교육정보화가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고 정부는 생각했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실제 교실에서는 컴퓨터나 대형화면 모두 번거롭다는 이유로 크게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 교장이 생각하는 컴퓨터를 활용한 미래 학교의 환경은 이날 보고회에서 발표된 'ICT기반의 교육활동 재구조화'라는 주제 속에 다 포함돼 있다. 즉 컴퓨터 정보 기술을 기반으로 교사는 교수활동에 필요한 자료를 개발·관리·적용하고,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내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 전반을 재편하자는 것.
이를 위해 범일초교는 학교 홈페이지의 틀부터 바꿨다. 교육활동의 핵심이 되는 교수 활동과 학습 활동 이외에도 학생 생활 지도, 학교의 전반적인 경영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범일 KMS라고 불리는 이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 측은 학생들 개인에 맞춘 맞춤학습을 제공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학습방, 웹 토론방, 학생 개인 블로그 운영 등을 활성화하고 있다는 것. 또한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나 충실도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을 통해 공개,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교육 시설도 대폭 손봤다. 터치 스크린 기능을 갖춘 81인치 전자 칠판과 소형PC를 갖춘 모둠 학습실을 설치해 여러 가지 형태의 수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전자칠판에서 직접 자료를 검색하며 발표할 수도 있고, 모둠 학습실에 비치된 소형 PC를 들고 교실 밖에서 학습 활동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는 학교 측이 무선인터넷 중계기(AP)를 설치해 교내 어디서든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토록 한 때문이다. e러닝과 u러닝이 동시에 구현된 형태다.
ICT 활용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인 수업 방법 개선을 위해 웹 토론 학습, 프로젝트 학습, 전문가 교류 학습 등 학습 형태 다양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 교장은 "ICT는 교사와 학생, 학교가 컴퓨터 정보 기술을 충분히 활용해 가르치고 배우고 경영하는 모든 활동을 효율적으로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며 "특히 ICT는 생각하는 수업, 창의력 넘치는 교육을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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