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경선 후보 검증청문회는 생각보다 물렁하지는 않았다. 검증위원들은 대체로 매서웠다.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의혹들을 빠뜨린 것 같지 않았으며, 두 후보의 신상과 관련해 상상할 수 있는 의문들은 거의 망라해 추궁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단지 묻는 데 그쳤다.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지도, 또 다른 중대한 의혹을 들춰내지도 못했다. 마치 세간에 떠도는 각종 의혹과 두 후보의 기존 해명을 총정리하는 자리 같았다.
두 후보는 뚜렷한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몰아세우는 질문에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 비교적 성실하게 답변하는 모습 같았지만 준비한 '모범 답안'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새로운 불씨를 남기지 않으려는 태도였다. 이 것으로 두 사람은 검증의 문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안도할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두 사람의 입장이 여전히 "아니다"로 일관한 만큼 의혹 또한 그대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검증위원조차 "얼마나 의혹을 해소시켰는지…"하며 아쉬움을 털어놓는 마당이다.
물론 두 후보는 재산문제고 사생활 문제이고 사실이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뿐이라며 억울해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애초부터 청문회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아니었다. 안강민 검증위원장은 "완벽한 검증자료를 보여주지 못해 송구하다"고 했다. 위원들도 "(두 캠프에서)작은 자료 하나 제대로 협조를 않았다"고 말했다. 이 얘기는 두 사람이 숨길 건 숨기고 불리한 것은 덮고 가겠다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청문회가 두 사람에게 면죄부를 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의혹이 말끔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자발적으로 후보 검증을 시도한 당내 행사였을 뿐이다. 두 사람의 핵심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은 어떤 결론을 낼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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